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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약달러로 적자해소 구상…밀라노 협상에 흔들리는 韓외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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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환율 실무협상에
원달러 환율 1390원대 급락
마러라고 합의 재연 가능성 낮아
원화 절상에 따른 美실익 안 커

원·달러 환율 급락의 배경엔 한미 간 밀라노 협상을 시작으로 한국에 통화 절상을 압박하는 요구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자리한다. 미국이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대미 흑자폭이 큰 국가들을 중심으로 달러 약세 협정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은 달러화가 너무 고평가돼 있다며 무역수지 적자가 달러의 기조적 강세 탓이라는 주장을 펴 왔다. 성공적인 관세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무차별 관세 부과 후 달러 약세 협정이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외환당국 개입에 따른 원화 가치의 추세적 전환에 한계가 분명한 데다, 경제 규모가 큰 중국과 유럽연합(EU)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약달러 협정의 현실화에는 난관이 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지영 국제경제관리관 차관보는 지난 5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로버트 캐프로스 미 재무부 국제차관보를 만나 환율 관련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지난달 25일 한미 재무·통상 수장이 미 워싱턴에서 공식 통상 협의를 시작한 후 환율 담당 부서에서 서면과 컨콜 방식으로 물밑 협의를 이어오다 첫 대면 협의를 가진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상호 간의 의견을 듣고, 향후 의제 범위를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실무 협상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에 관한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외환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야간장에서 한때 1420원대에서 1390원대 초반까지 밀렸고, 엔화와 달러인덱스마저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환율 관련 조항을 무역 협정에 넣을 계획이 없다"는 미국 측 반박 발언이 나오자 1405원 부근까지 반등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9.3원 하락 개장한 뒤 장 초반 141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트럼프 약달러로 적자해소 구상…밀라노 협상에 흔들리는 韓외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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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우 원화 가치를 절상하려면 크게는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달러를 매도하는 조치가 필요한데 국내 경기 여건상 둘 다 불가능에 가깝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금리 인하 요구가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달러 강세 유발을 문제 삼아 외환보유고를 털라는 압박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월 말 기준 4046억7000만달러로, 상당 부분이 미 국채로 구성돼 있다. 외교안보적으로 미국에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대만, 일본 등을 첫 타깃으로 잡고 통화 절상을 압박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대만은 지난 1일 미국과의 비공개 협상에서 환율 조정을 위한 협의에 들어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달 들어 미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한때 9% 넘게 폭등했다. 대만은 정부가 환율 통제를 강하게 하는 사실상 고정환율제에 가까워 환헤지 수요가 한국 원화, 싱가포르 달러, 중국 위안화 등 아시아 주변 통화로 몰린 영향이다. 대만 달러화 폭등이 촉발한 아시아 주요국 통화 강세 흐름을 두고 제2의 플라자 합의가 시작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40년 전 플라자 합의와 비슷한 달러 약세 협정(마러라고 합의)이 재연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마러라고 합의가 가능하려면 경제 규모가 큰 EU와 미국의 주목표인 중국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하지만 EU는 환시 개입을 하고 있지 않고, 적국인 중국이 미국의 요구에 응할 가능성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원화 절상에 따른 미국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미국이 추진 의지를 키우기도 쉽지 않다. 외환당국의 무제한 개입이 중장기적으로 실질적 효과를 내기 힘들 만큼 외환시장 규모가 비대해졌고, 역외 원화 유동성과 국민연금·서학개미 등의 꾸준한 대내 달러 수요를 고려하면 외환당국 개입에 따른 환율의 추세적 조정 여지는 매우 작다. 기재부도 앞선 고위급 협상에서 이 같은 상황으로 미측이 원하는 원화 절상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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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크게 흔들려 달러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면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미 국채 수요가 사라진다는 것도 미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방정부 부채 규모가 124%(지난해 말 기준)에 육박하는 엄청난 빚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국채 이자를 갚기 위해 지난해에만 8817억달러를 썼는데, 같은 해 총국방비지출(8741억달러)보다 많았다. 미국이 관세 도박을 벌이는 근저에는 이 빚 압박이 자리한다. 정부 관계자는 "40년 전 플라자 합의 같은 환율 조정 합의는 현실화하는 데 장애가 많다"며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무역적자 축소를 위한 점진적 환율 조정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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