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감싼 한지에 색이 살아나다...손녀와의 교감이 부른 예술의 변화

시계아이콘01분 06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페로탕 서울, 전광영 개인전 '타임 블러섬'
한지로 삼각형 감싼 동양적 입체미 선봬
손녀 영향, 회색빛에서 파스텔톤으로 변화
입체미 절제한 '폼' 시리즈 첫 공개

수십, 수백 개의 삼각형 조각들이 거대한 사각형의 틀을 채워 독특한 입체감을 표출한다. 삼각형 조각들이 모여 이룬 거대한 사각형의 작품은 개인과 집단, 전통과 현대, 혼돈과 질서 사이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감싼 한지에 색이 살아나다...손녀와의 교감이 부른 예술의 변화 전광영 작가의 '집합' 시리즈 전시 전경. 페로탕 서울
AD

전광영 작가는 30년째 '집합'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한지로 만든 고서(古書)를 삼각형 조각에 씌우고, 다시 한지로 만든 끈으로 고정한 것이 특징이다. 작품을 만든 계기는 1971년 미국 필라델피아 예술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밟던 중 한국적 정체성을 작품에 담아내야겠다고 결심하면서다. 그렇게 '집합' 시리즈는 1995년부터 지금에 이르고 있다. 단, 이번 전시에선 작품에 큰 변화가 일었다. 그간의 작업은 회색빛 일색이었으나, 이번 전시에선 처음으로 빨강, 파랑, 초록 등 다양한 파스텔 빛깔을 적용했다.


작품세계에 변화가 일었다는 건 심적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두웠던 작품이 알록달록 다양한 색깔로 채워진 건 손녀와의 교감이 원인이 됐다. 올해 81세인 전 작가는 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최근, 다양한 색채를 작품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그런 점에서 페로탕 서울에서 선보이는 이번 '타임 블러썸' 전시는 그간의 전시와 차별화된다.


작품은 천연 재료를 이용해 물을 들였다. 감물, 먹, 황토, 쑥, 울금, 석류 껍질, 연지 등을 자연에서 채취해 천연염료를 만들고, 이를 고서와 한지의 물성에 결합시켰다. 파스텔 계열의 색조는 여린 감정과 부드러운 시간의 결을 상징한다. 서양의 포장이 박스 문화라면 동양은 보자기 문화임을 고려해 약재를 달이는 정성과 보자기를 감싸는 정감으로 한지로 끈을 만들어 삼각형 조각을 감쌌다. 이는 시간을 다루는 행위에 가까운데, 그렇게 손으로 시간을 겹겹이 쌓아가며 색으로 정서의 층위를 조율한다. '타임 블러썸(시간의 꽃)'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다.


AD
감싼 한지에 색이 살아나다...손녀와의 교감이 부른 예술의 변화 전광영 작가 '폼' 시리즈 작품. 페로탕 서울

이번 전시에선 '감싸 안는다'는 의미를 지닌 '품' 작품을 '집합' 시리즈의 연작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품은 입체적 밀도를 잠시 내려놓고 정제된 평면 위에 삼각형을 리듬감 있게 포개어 고요한 느낌을 자아낸다. 마치 시간이 고요히 응결된 느낌을 풍기는데, 이는 관람자에게 잠시 멈춰서서 용납되고 수용되는 정서적 느낌을 선사하기 위함이다. 전광영 작가는 "에너지를 발산하기보다 차분하게 소통하고 싶었다"며 "조각적 물성보다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해 정서적 치유를 이루는 바다같이 느껴지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7월5일까지.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06.1114:00
     송인수 "채용을 바꿔야 교육이 바뀐다"
    송인수 "채용을 바꿔야 교육이 바뀐다"

    "출신 대학을 보고 채용하는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도 없다." 송인수 교육의봄 대표는 아시아경제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채용할 때 지원자의 능력보다 '출신학교'를 보고 뽑기 때문에 학벌 경쟁이 벌어지고, '학벌'을 얻기 위해 사교육비 폭증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2020년 창립한 교육의봄은 대한민국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벌 없는 채용'이 핵심이라고 보고, 기업의 채용 변화에 나

  • 25.06.1114:00
     윤지관 "대학 특성화로 서열 구조 타파해야"
    윤지관 "대학 특성화로 서열 구조 타파해야"

    "대학 특성화를 통해 지방 대학을 살려야 서울 중심 대학 서열 체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윤지관 대학문제연구소 소장은 아시아경제와 만나 "서울 중심의 대학 서열 구조는 교육을 넘어 저출산의 원인이 되는 한국 사회의 근본적 문제"라고 말했다. 2014년 설립된 대학문제연구소는 대학 문제가 고등교육만이 아니라 인구, 사회불평등구조, 국민복지, 지역균형발전 문제 등 국가 의제와 맞닿아 있다는 인식 아래 해법을 연구해

  • 25.06.1114:00
     남궁지영 "정권 변해도 교육 정책은 백년가야"
    남궁지영 "정권 변해도 교육 정책은 백년가야"

    수능 응시자 3명 중 1명은 N수생인 시대다. N수생 증가는 수능 대비를 위한 사교육 증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교육 불평등 확대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는 점에서 개선되어야 할 대표적인 교육 문제로 꼽힌다. 최근 N수생 실태를 조사한 남궁지영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잦은 입시 정책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야말로 교육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남궁 연구위원은 "2019년 조국

  • 25.06.1015:00
     벤 넬슨 "입시, 대학 자체 기준으로 뽑아야"
    벤 넬슨 "입시, 대학 자체 기준으로 뽑아야"

    "한국의 대학 입시 제도 개혁을 위해서는 모든 대학이 '하나의 시험'으로 인재를 선발할 게 아니라, 각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에 따라 자율적으로 뽑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벤 넬슨(Ben Nelson) 미네르바 대학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경제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대학별로 자체적인 입학 기준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넬슨 설립자는 대학의 인재 선발 확대가 수험생(학생)들이 자신에게 적합

  • 25.06.1015:00
     양오봉 "국가교육委 역할과 권한 강화해야"
    양오봉 "국가교육委 역할과 권한 강화해야"

    양오봉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전북대 총장)은 '입시 지옥'으로 대변되는 한국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의적인 토론형 교육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아시아 경제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교육부터 대학 교육까지 지식 전달식(주입식)으로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문제"라고 짚으면서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교육보다는 암기,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이 아직도 개선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 25.06.1408:00
    트럼프가 가로막은 하버드 유학…美 대학 전역으로 퍼지나
    트럼프가 가로막은 하버드 유학…美 대학 전역으로 퍼지나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학교를 겨냥한 전방위적 압박에 나서면서 전 세계 유학생들 사이에 큰 혼란이 일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 공산당과의 연계를 문제 삼고 있지만, 실제로는 하버드대의 진보적 성향과 반유대주의 시위에 대한 정치적 공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몇 주간 세 차례에 걸쳐 하버드 대학교 유학생 등록을 막고 비자 발급을 취소하려 했지만, 매번 미국 연방법원의 제동에 부딪혔다. 하

  • 25.06.1109:50
    강원택 "국민의힘 한심, 다투는 것도 한가로워"
    강원택 "국민의힘 한심, 다투는 것도 한가로워"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부 교수가 아시아경제 시사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의 첫인사는 무난했다. 문재인 정부 첫인사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충무로 아시아경제 스튜디오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강 교수는 "당장은 경제가 급하지만, 이 대통령이 국가의 장기 발전과 관련한 인프라를 깔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입법권이 사법권을 침해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

  • 25.06.0707:30
    美 월가 새 경제용어, '타코'에 트럼프가 격분한 이유
    美 월가 새 경제용어, '타코'에 트럼프가 격분한 이유

    최근 미국 월가에서 '타코(TACO)'라는 신조어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멕시코 음식 타코가 아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장에서 이 용어를 사용한 기자에게 "무례하다"며 강하게 반발한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월가의 신조어 타코는 'Trump Always Chicken

  • 25.06.0517:15
    ②박명호 교수 "이 대통령 과반 못 넘은 것 항상 유의해야"[AK라디오]
    ②박명호 교수 "이 대통령 과반 못 넘은 것 항상 유의해야"[AK라디오]

    5일 오전 9시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한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은 기회와 위기 요인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단기보다는 중장기를 준비하는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보수의 키맨은 이준석·한동훈이 될 것"이라면서 "총선이 많이 남아 있어 국민의힘의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 결과가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승부는 이미 결정된 선거였다. 기본적

  • 25.06.0417:35
    ①김만흠·채진원"대선 결과는 계엄 심판, 독주 견제"[AK라디오]
    ①김만흠·채진원"대선 결과는 계엄 심판, 독주 견제"[AK라디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1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다. 이재명 후보는 49.42% 득표율을 기록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41.15%),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8.34%),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0.98%)를 제쳤다. 4일 오전 9시 아시아경제 유튜브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한 김만흠 전 국회 입법조사처장과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계엄에 대해 심판하면서도 이재명 후보가 과반을 얻지 못하고 김문수 후보와의 격차가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