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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2.4조 '빅딜'‥삼성·LG AI데이터센터 '냉각 전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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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독일의 100년 전통 공조기업 플랙트를 2조4000억원에 전격 인수한 것은 단순한 사업 보강을 넘어 '인공지능 시대의 공기'로 불리는 냉각 솔루션 패권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신호탄이다.

전력 효율, 온도 제어, 친환경 설계까지 요구되는 이 시장은 글로벌 기술 기업들에 '후방 산업'이 아닌 '전략 산업'으로 인식되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조는 삼성전자가 앞세워온 사업이 아니었던 만큼, 이번 인수는 회장 오더 없이 결정되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냉각처럼 미래 인프라와 직결된 분야를 선제적으로 선점하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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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플랙트 인수로 중앙공조 진입
글로벌 공조 시장, AI 냉각 중심으로 재편 중
이재용 회장의 전략적 M&A…삼성, 구조전환 가속

삼성전자가 독일의 100년 전통 공조기업 플랙트를 2조4000억원에 전격 인수한 것은 단순한 사업 보강을 넘어 '인공지능(AI) 시대의 공기'로 불리는 냉각 솔루션 패권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신호탄이다. 고온 고밀도의 서버 장비가 집중되는 데이터센터는 고도의 냉각 기술 없이는 작동이 불가능하며, 이 수요는 생성형 AI 확산으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플랙트는 냉각수 순환 방식의 액체냉각장치(CDU), 빌딩 통합제어 시스템, 고효율 팬 및 열교환기 기술까지 갖춘 유럽 대표 중앙공조 기업이다. 65개국 이상에 시스템을 공급하며, 까다로운 환경 조건이 요구되는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해왔다. 정밀성과 신뢰성이 필요한 공공·산업시설에서 입지를 구축한 플랙트는 고효율·친환경 솔루션에 강점을 가진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기존 개별공조(가정·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중심 사업에서 산업용 중앙공조 영역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됐다. 이번 인수는 냉각 기술, 데이터 연산, 에너지 절감이라는 3가지 축이 맞물리는 AI 시대 인프라 경쟁에 본격 진입하는 출발점이다. 동시에 '냉난방공조(HVAC) 시장'이라는 전통 산업에 삼성의 디지털 플랫폼과 글로벌 조달·제조 역량을 결합하려는 구조전환의 일환이다.


이번 딜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의사결정은 아니었다. AI, 바이오, 전장, 로봇 등 미래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는 삼성전자에서 이재용 회장이 핵심 인수합병(M&A) 전략에 직접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부에서는 공조사업이 비교적 한정된 산업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에너지·환경·데이터가 집약되는 기반 기술이자, 탈탄소와 AI 시대를 동시에 관통하는 인프라로 재조명받고 있다.

이재용의 2.4조 '빅딜'‥삼성·LG AI데이터센터 '냉각 전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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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기존의 내재화 전략에 머무르지 않고 필요한 핵심역량을 과감히 사들이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하만의 마시모 오디오사업부, 영국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프랑스 AI 의료기업 소니오 등 최근 인수 행보는 기술 내공과 시장 장악력을 동시에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냉각 기술을 중심으로 한 공조 산업은 더 이상 주변부가 아닌 AI 인프라의 핵심축으로 부상했다. 전력 효율, 온도 제어, 친환경 설계까지 요구되는 이 시장은 글로벌 기술 기업들에 '후방 산업'이 아닌 '전략 산업'으로 인식되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조는 삼성전자가 앞세워온 사업이 아니었던 만큼, 이번 인수는 회장 오더 없이 결정되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냉각처럼 미래 인프라와 직결된 분야를 선제적으로 선점하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공조시장 강화를 선언한 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마트빌딩, 친환경, 탈탄소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글로벌 공조 시장은 2030년까지 1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HVAC는 더 이상 에어컨이 아니라 AI 시대의 생존 조건이다. LG전자도 공조 사업을 미래 주력사업으로 못 박고, 조직과 시장을 동시에 정비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조직 구조 자체를 공조 확대 중심으로 개편했다. 지난해 말 기존 H&A사업본부에서 HVAC 사업을 분리해 ES사업본부를 신설했고 2030년까지 공조사업 매출을 20조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B2B 비중을 45%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상과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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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미국 앨라배마주에 4000억원을 투입해 신규 공조 생산기지를 착공했고, 동남아시아와 유럽에서도 본격적인 진출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는 에어솔루션 연구소를, 노르웨이 오슬로에는 히트펌프 기술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특히 인버터 압축기와 무급유 자기베어링 칠러 기술은 상업·산업용 냉각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로 꼽힌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팹을 겨냥한 냉각 솔루션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 구도 역시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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