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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담(手談)]좋은 바둑은 울림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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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판은 원목의 재료와 제작 방식에 따라 100배의 가격 차이가 난다. 저렴한 바둑판은 2만~3만원대도 있지만, 200만~300만원을 넘어서는 고급 제품도 있다. 고급 바둑판은 원목을 이용해서 만든다. 특히 비자나무와 은행나무가 고급 바둑판 재료로 선호된다. 은행나무 바둑판은 특유의 부드러운 감촉과 은은한 향기가 일품이다.


좋은 바둑판 재료는 기계로 말리는 게 아니라 자연건조를 거친다. 길게는 10년 가까이 자연건조를 거쳐서 만들어진 바둑판이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충분한 기다림을 토대로 정성을 다해 만들어진 바둑판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과거에는 품격을 중시하는 집안 거실에 바둑판이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았다. 정원이 보이는 거실 공간에 앉아서, 누군가와 수담(手談)을 나누면 자연스럽게 삶의 인연은 한뼘 더 성장했다.


[수담(手談)]좋은 바둑은 울림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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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바둑판을 준비한 뒤 대국에 임한다고 좋은 바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바둑판에 돌을 올려놓을 때 어떤 자세로 임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로 한 수, 한 수 조심스럽게 올려놓는 바둑돌은 은은한 울림을 품고 있다. 반면 비딱한 자세로 대충 던져놓는 바둑돌은 불편한 소음을 동반한다. 상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소음의 반복. 그런 바둑은 삶과 인연의 공유라는 바둑의 철학을 품어낼 수 없다.


그런 대국은 바둑판 위에서 서로의 집을 빼앗는 욕망의 전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울림을 느끼지 못하는 바둑은 서로를 피곤하게 할 뿐이다. 이런 바둑을 왜 두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면 지금 삶을 갉아먹는 어리석은 행위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


한판의 바둑에 임할 때도 열과 성을 다하는 노력이 중요한데 나라를 책임지겠다는 다짐은 어떠해야 하겠는가. 대통령을 꿈꾸는 자라면 대선이라는 역사적인 대국에 임하는 자세부터 가다듬어야 한다. 자기의 대국이 은은한 울림을 전하는 바둑인지, 불편한 소음을 유발하는 바둑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적당한 눈속임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 일시적으로는 권력의 정점에 다가서는 상황이 연출될지도 모르지만 결국 역사라는 도도한 강물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떠나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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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바라는 울림을 품고자 할 때 기회도 찾아온다. 그런 자세라면 역사적인 대국을 관전하는 국민들도 마음이 편해진다. 미래를 기다리게 하는 돌의 놓임, 우리 사회는 결국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는 대국이라면 고단한 현실의 삶에 위로로 다가오지 않겠는가.




류정민 정치부장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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