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8일 포스코그룹에 대해 각 사업 부문이 위험에 노출된 만큼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 확보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이날 포스코, 롯데, SK, 한화그룹 크레딧 이슈(Credit Issue) 점검 웹캐스트에서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포스코그룹은 철강 부문이 그룹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이 밖에 무역, 에너지, 건설, 미래소재 등으로 다각화 사업을 다각화했다. 특히 그룹 성장 동력원으로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 같은 육성으로 미래소재 부문이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하지만 철강 부문 및 비철강 부문 동반 이익 감소로 그룹 전반의 실적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한신평은 분석했다. 정익수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포스코 그룹은 중국의 과잉 생산과 미국의 통상 압력이라는 악재가 중첩되면서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 환경을 맞이하고 있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탈탄소, 탈철강이라는 성장 전략 아래에 무거운 투자 부담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사업 전반의 비우호적 업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올해에도 그룹 실적 개선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사업 재편으로 인한 투자 확장 기조로 현금 순유출이 지속되면서 순차입금이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한신평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순차입금은 2021년 4조5000억원에서 작년 12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정익수 애널리스트는 "2022년부터 그룹의 현금 순유출기조 지속되고 있다"며 "실적 제약 속 투자 확대로 인한 현금흐름부담 지속될 전망으로 "투자규모 및 재무부담 통제 수준 모니터링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신평은 포스코그룹의 모니터링 포인트로 미국 관세 영향, 올해 철강 수급과 그룹 실적, 투자 부담 속 이익 창출력 약화, 그룹 부문별 투자전략 등을 꼽았다.
먼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도 사업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포스코를 중심으로 철강 부문부터 살펴보면 직접적인 관세 부담 정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포스코의 주요 고객사인 자동차와 가전업체들이 미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삼고 있는 만큼 이들에게 노출된 관세 위험이 간접적으로 포스코에게 전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미 무역 상대국들의 보복 및 구제 조치로 보호무역 기조가 한층 강화될 수 있는 점도 부담으로 꼽았다. 그는 "최근 유럽연합은 철강 수입 할당량을 최대 15% 감축하는 세이프 가드 강화 조치를 실행했고, 인도는 일부 저가 철강 수입품에 대한 잠정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며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인해 중국 철강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아시아 역내 수급 부담이 보다 장기화될 우려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차 전지 소재 부문 역시 부정적인 영향에 노출됐다"고 덧붙였다.
올해 실적도 개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력인 철강 업황의 회복 여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는 "철강 내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업의 경우 수주 급감 등 어려운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도 유의미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자동차, 기계 등 제조업 경기 역시 2023년 이후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관세 조치가 추가적인 하락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투자 지속에 따른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포스코퓨처엠은 자본 확충에도 불구하고 생산 능력 확충 등에 따른 지출로 연결 기준 순차입금이 2019년 말 4400억원에서 작년 말 3조원까지 크게 확대된 상태"라며 "신용도 하향 압력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에도 1조5000억원 내외의 적지 않은 투자와 실적 불확실성에 노출된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자본 확충 여부와 실적 변동 폭의 최소화를 통해 재무 부담 증가를 계속 제어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신평은 포스코그룹이 동시다발적 위험에 노출된 만큼 재무부담을 통제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스코그룹은 궁극적으로 친환경 기술로의 수렴 등 산업의 구조적 방향성에 부합하는 전략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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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다만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높은 투자 부담을 감내해야 하는 만큼 재무 여력의 소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효율적인 투자로 재무 부담을 통제하고 시의적절한 투자 성과의 발현이 이익 향상 및 재투자 재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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