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측 "권영세, 황우여에 요청해 끌어내리려 해" vs 국힘 "왜곡"(종합)

金측 "權, 황우여에 단일화 회담 결렬될 거라 해"
국힘 "의지 표현 필요했지만, 결렬 언급 아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 측은 7일 당 지도부가 후보 교체를 시도하기 위해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을 접촉했다며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김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은 김재원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김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단일화 회담 직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 인근에서 기자들에게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황 선관위원장을 찾아가 '김 후보와 한 후보와의 단일화 회담이 결렬될 것'이라며 내일부터 다시 후보 선거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두 분이 만나서 후보 단일화는 어떻게 할 것인지, 대한민국에서 어떤 역할을 맡으실지에 대해 대화를 하고 계시는데 당에서는 김 후보를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며 "그게 사실이라면 당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당이 원하는 대통령 선거의 모습은 어떤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따졌다.

당 지도부에 항의했는지 묻는 기자에게 김 전 의원은 "항의할 시간 없었다"며 "국민 여러분께 알려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다"고 답했다.

김 후보도 이날 한 전 총리와의 회동 이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덕수 차출론을 내세웠던 국민의힘 의원들과 당 지도부를 겨냥해 "이렇게 후보 등록할 생각도 없었던 사람을 끌어낸 사람은 누구인가"라며 "후보끼리 만나 서로 대화하고 근접시킬 수 있는 기회를 완전히 다 막아놓고 이렇게 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질책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5.7 김현민 기자

반면 국민의힘은 권 비대위원장의 발언 취지가 상당 부분 왜곡돼 전달됐다고 맞섰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 비대위원장은 황 전 선관위원장을 만나 '오늘 오후에 만나게 돼 참 다행이고 좋은 결실을 맺으면 좋겠다. 그러나 시간이 없기 때문에 만약 두 후보가 단일화에 대해 합의하든, 결렬되든, 선관위가 지금까지 기능을 하고 있으니 그 이후 진행될 부분을 준비해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권 비대위원장은) 단일화에 합의하더라도 (그 이후 절차는) 선관위 소관 사항으로 넘어가는 것이니, 황 선관위원장이 TV 토론 방식이나 여론조사 방식과 같은 부분에 대해 미리 선관위원들에게 공지도 해놓고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설명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 선관위원장은 현재 김 후보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선관위원장을 내려놓겠지만 개인적으로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권 비대위원장에게 말했다고 신 수석대변인은 언급했다. 그는 "그래서 아마 황 선관위원장은 '당의 생각이 이런 것이니 오늘 두 후보의 대화에 좋은 성과가 나길 바란다는 취지로 아마 그쪽(김 후보 측)에 이야기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김 전 의원이 주장한 권 비대위원장의 회담 결렬 발언과 관련해서도 신 수석대변인은 "(회담이) 혹시 잘 안된다면 두 후보에게 당에서도 반드시 단일화가 성사되길 바란다는 일종의 의지를 보여주는 건 필요하겠다는 생각 정도는 권 비대위원장이 갖고 있지만, 두 사람이 만나기 한 시간 전에 '결렬될 게 확실하다'는 말을 상식적으로 어떻게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권 비대위원장이) '결렬될 게 확실하다'는 취지로 말한 게 아니라는 걸 황 전 선관위원장에게 다시 확인했고, 황 전 선관위원장이 바로 잡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친 후 식당을 나서고 있다. 2025.5.7 김현민 기자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