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오후 9시까지 전 당원 여론조사
당원 민심으로 김문수에 '단일화' 압박
김문수 캠프 방문해 의원총회 참석 요구도
국민의힘이 7일 김문수 대선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단일화를 두고 3일 연속 의원총회를 여는 한편 전 당원 대상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경선 당시 김덕수(김문수+한덕수)를 내세워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한 전 총리와 단일화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김 후보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전 당원을 상대로 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를 시작했다. 설문 조항은 단일화 필요성(필요하다, 안 필요하다)과 단일화 시기 (후보등록 전·후)다. 여론조사는 자동응답조사(ARS) 방식으로 이날 오후 9시까지 진행되며, 처음 전화에 응답하지 못한 당원을 대상으로 1회에 한해 추가 전화가 발신된다. 결과 발표는 이날 오후 9시 이후나 8일 이른 오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 여론과 당원의 선택을 받은 대선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 협상에 거부했던 김 후보를 당심으로 압박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출근길에 만난 기자들이 '김 후보와 한 전 총리가 단일화를 이루면 여론조사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냐'고 묻자 "후보 단일화가 안 되니까 '필요하냐 안 하냐', '해야되냐 마냐'를 전 당원에 여쭤보는 것"이라며 "그런데 전 당원이 단일화해야 한다고 하면 무조건 해야 한다. 그런데 두 후보의 단일화 됐다면 조사를 뭐하러 하겠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5, 6일에 이어 이날도 의총을 열고 김 후보와 한 전 총리 간 단일화 문제를 재논의한다. 당 소속 의원 상당수는 김 후보가 경선에서 약속한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분개하고 있다. 김 후보 경선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을 지낸 박수영 의원은 6일 국민의힘 의원 단체 텔레그램 대화방에 "김 후보를 비롯한 측근 및 캠프는 전형적인 좌파식 조직 탈취 전조를 보이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공유했다. 5일 의총에서도 단일화가 힘들지 몰랐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가 이날 의총에 참석해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날 김 후보의 집 앞에 찾아갔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김 후보를 모시고 의총을 하고 싶은데 지금 후보 비서실장(김재원 전 의원)과도 전화 연결이 안 된다"며 "직접 뵙고 후보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듣고) 의총을 후보님의 시간에 맞춰 개최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다만 당원 여론조사 실시 등 당 지도부의 단일화 압박에 반발하고 있는 김 후보가 의원총회에 참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당 지도부는 이날도 김 후보와 시간을 조율해 의원총회를 개최할 방침을 세웠지만 김 후보 측이 이날 오전 의총 참석 여부를 통보하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30분에 의총을 열기로 하고,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박수민·서지영 원내대변인이 김 후보 캠프 측과 접촉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원내수석은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 후보와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며 캠프 인사에게 의총 소식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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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원내수석은 "(김 후보가) 오전에라도, 지금이라도 온다고 하면 지금 의총을 열 것이고, 오후 2시30분에 오셔도 좋고 이후에 오셔도 좋다"며 "아니면 이후에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회동)를 한 이후에 온다고 하면 계속 경내에 대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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