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이재명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
민주당 '사법 쿠데타', '대법관 탄핵' 주장
"李, 일언반구 없이 민생 행보…안 좋아"
대법원이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하면서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금태섭 전 의원이 "좀 다른 메시지를 내주셨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6일 금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 후보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좋은 찬스인데 안타깝다"며 "현실적으로 이 후보가 대법원에서 유죄판결 받고 후보가 안 될 가능성이 없다. 영(0)"이라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민주당과 지지층 일각에서 '사법 쿠데타', '대법관 탄핵'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계엄하고 탄핵당했기 때문에 지금 중도층은 민주당을 찍어줄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다만 좀 불안한 게 의회도 너무 강성인 것 같고, 이 후보의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강하게 느껴지는 게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다면 이 후보가 '제가 실수한 것도 있고 법원에서 보시기에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이번에 선거를 통해서 좀 바꿔보려고 하는데 국민들이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으면 상당 부분 그것(불안한 인상)이 없어졌을 것"이라며 "그런데 (대법원 판결이) 터지자마자 민주당 의원은 '이놈들 봐라, 한 달만 기다려라'고 하질 않나, 민주연구원 부원장 지낸 사람이 '삼권분립은 막을 내려야 될 때가 되지 않았나'고 하질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앞서 김병기 의원은 대법원 판결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것들 봐라? 한 달만 기다려라"라며 "사법 권력이 헌법 질서를 무시하고 입법·행정 권력까지 장악하겠다는 거지?"라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잠시 후 원래 글에서 "이것들 봐라?", "한 달만 기다려라"라는 문구는 삭제하고 "그래봤자 대통령은 이재명이야"라고 추가 수정했다.
또 이날 박진영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CBS 유튜브 '더라커룸'에서 "(대법원이) 사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했다"며 "200년 내려온 삼권분립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행정부와 입법부는 선출된 권력이지만, 사법부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며 "이렇게 할 거면 사법부가 왜 필요한가. 인공지능 시대에 진짜 이러다가는 사법부가 없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금 전 의원은 "이 후보는 거기에 일언반구 안 한 채 민생 행보를 하고 있다. 굉장히 안 좋다"며 "사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많은 사람이 '(윤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이것 가지고 제1야당의 후보를 날리는 건 너무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상당히 있다. 대신 또 '그렇다고 이재명이 전적으로 억울하거나 잘한 건 아니지 않느냐', '1심·2심을 그렇게 끌었고 김문기 모른다고 한 건 우리가 봐도 좀 이상하지 않으냐' 이런 생각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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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대법원에서 이례적으로 (재판을) 빨리 했다"면서도 "다만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거나 민주당을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볼 때는 '아니, 조국은 재판을 3년씩 하고 이재명은 1심을 2년 2개월 했는데, 윤석열은 몇 개월 만에 쫓겨났는데 재판을 빨리하는 것 가지고도 뭐라고 하는 게 말이 되나', '법원에 대고 몇 월 며칠까지 재판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도 너무하지 않느냐'(는 것)"이라며 중도층의 입장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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