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업체 해외투자 강화 '맞불'
쇳물 생산공정 필수 핵심원료
저냥 해외구매 700만t 확보
호주·캐나다서 아시아 등 확대
친환경 생산 역주행 우려 속
안정적 조달 통해 경쟁력 강화
포스코가 철강 원료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고급 원료탄인 강점탄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글로벌 원료 공급망 불안정과 중국, 일본 철강사의 해외 투자 강화에 대응해 안정적 조달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고로를 통한 철 생산을 강화하는 의미로 볼 수 있어 '친환경 생산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강점탄 공급망을 기존 호주, 캐나다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경쟁사들이 강점탄 원료 확보에 나서면서 대응할 필요가 생겼다"면서 "ESG (환경, 사회, 지배구조) 측면에서 분명 리스크가 있지만 규제 범위 내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 고로에서 쇳물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경제DB
강점탄은 철광석과 함께 고로(용광로) 환원공정(고온에서 철광석의 산소를 제거해 쇳물을 생산하는 제철 핵심 과정)에서 쇳물을 생산할 때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 원료다. 높은 열량과 환원력을 바탕으로 철광석에 포함된 산소를 제거해 순수한 철을 얻는 데 역할을 한다. 고로 생산성과 최종 제품 품질을 좌우하는 결정적 소재인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갖춘 강점탄 확보는 글로벌 철강사들의 전략 과제로 꼽힌다.
포스코는 강점탄을 전량 해외 구매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호주 리오틴토, BHP, 화이트헤이븐과 캐나다 테크리소시스 등 주요 광산업체들과 장기구매계약을 통해 약 700만t 규모의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물량은 주로 국내와 인도네시아에 있는 고로 기반 제철소에 투입되고 있다.
포스코는 그동안 ESG 평가와 투자 리스크를 고려해 원료탄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이 때문에 최근 몇 년간 자원 투자 비중을 축소해 왔다. 하지만 원료시장 블록화 심화, 중국·일본 철강사의 자원 선점 가속화, 북미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에 따른 현지 조달 요건 강화 등으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검토는 공급망을 다변화해 기존 공급망 의존도를 낮춰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의도가 강하다. 포스코는 현재 호주와 캐나다 외로 공급망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글로벌 철강사들은 이미 원료 확보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중국 최대 철강사 바오우강철은 몽골과 아프리카 지역 프로젝트에 투자와 지분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일본제철도 호주·캐나다 광산에 대한 투자와 합작사(JV)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강점탄 공급망 확대는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유일하다. 현대제철도 고로 기반 제철소를 운영하고 있으나 강점탄 투자 움직임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탄소 감축 전략에 따라 고로를 점진적으로 줄여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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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원료 공급선 다변화 전략은 인도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의 제철소 투자 확대와도 맞물린다. 포스코는 인도에서 고로 기반 일관제철소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설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라도 고급 강점탄 확보는 필수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고로 기반 공정을 당분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생산 체제를 갖고 있다"며 "전방위적인 원료 확보 전략 없이는 글로벌 수익성을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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