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교수 "사회 보수화할수록 성별 구분 압력 커"
"속눈썹은 강력한 이분법적 기준"
해외 남성들 사이에서 남성성을 강조하기 위해 속눈썹을 짧게 자르는 유행이 번지고 있다. 여성 권리 증진을 강조하는 백래시(backlash·반동)가 커지는 것에 맞물려 지나친 남성성을 드러내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각) 미국 CNN과 영국 더타임스 등을 종합하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성들이 속눈썹을 짧게 자르는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 속 남성들은 이발기나 면도기를 활용해 속눈썹을 제거하거나, 가위를 들고 잘라내고 있었다.
튀르키예의 한 이발사가 처음으로 게시한 영상물이 입소문을 타고 수천만회의 조회수를 올린 것으로 시작으로 유럽과 북미, 뉴질랜드 등에서 유사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속눈썹을 자르는 것이 위생적으로 좋지 못하다고 경고했다. 속눈썹 자체가 안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데다, 잘못 자른 속눈썹의 단면이 안구와 닿으면 불필요한 자극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속눈썹을 자라는 도구가 안구에 상처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속눈썹 자르기가 유행하는 것은 '매노스피어'(Manosphere)로 불리는 남성 위주의 온라인 공간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반동으로 남성성이 과잉 부각되는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길고 풍성한 속눈썹이 오랫동안 여성적 매력을 상징한다고 여겨져 온 만큼, 이를 철저하게 배척하는 것을 남성적 매력과 부합시킨다는 것이다.
CNN은 "점점 더 남성성을 중시하는 오늘날의 정치적 분위기 속에서, 매노스피어의 유명 인사들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빅테크 형제'들의 부채질 속에 일부 남성들이 외모 중 여성적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을 억압하려 하는 이유를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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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연구자인 메러디스 존스 영국 브루넬대 명예교수는 CNN에 "사회가 보수적이고 퇴행적으로 변해갈수록 두 성별을 더 다르게 보이도록 하는 압력이 커진다"며 "속눈썹은 강력한 이분법적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수 인턴기자 parkjisu0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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