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후보 최종경선 진출
빅텐트론과 관련해 입장 차
탄핵 찬반 여부가 빅텐트 범위 변수될 듯
6ㆍ3대선은 단기간에 끝나는 조기대선임에도 대선 구도가 좀처럼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 합종연횡 논의가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 구도는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맞서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이 대응하는 형국이다. 다만 빅텐트의 범위와 방향은 아직 불투명하다. 대선을 한 달 앞둔 다음 달 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가 나오면 향후 선거 구도가 분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는 30일 양자 토론을 거쳐 다음 달 1, 2일 국민 여론조사 50%, 선거인단 50% 방식으로 후보를 결정한다. 전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경선에서 탈락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례적으로 빅텐트 구성에 적극적이다. 당내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이 진행 중임에도 외부 인사와의 후보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특이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민주당의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독재국가가 된다는 우려가 많다"며 "우려를 공유하는 정치인들이 하나가 되는 게 대한민국 발전과 성장, 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 후보가 된 사람이 한 대행과 단일화하면 누가 될지 모른다"는 발언도 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자당 후보보다 단일화 후보 쪽에 무게를 두는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김 전 장관이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될 경우, 대선 출마설이 제기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원 국민의힘 김문수 캠프 미디어총괄본부장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약 한 대행이 대선에 출마하면 당연히 김 전 장관은 손을 내밀고 함께 가자고 할 것"이라며 "그 방법이 단일화든 대통합이든 함께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 측은 새로운 미래의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이낙연 상임고문과도 연대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상임고문은 김 전 장관과의 단일화 논의에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전날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국가 위기를 구하는 데 필요하다면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면서도 "우선 국민의힘은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확연히 정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선을 명확히 긋지 않는 한 연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지만 탄핵에는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 상임고문의 생각과는 간극이 큰 상황이다.
한 전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될 경우 다른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대해 "누구와도 대화하고 누구와도 힘을 합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국민의힘의 중요한 경선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당원도 아니고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사람과의 단일화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경선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며 현 단계에서 거론되는 단일화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 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논의 시점에는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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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 탄핵 등에 있어 불가피성을 얘기한 한 전 대표는 탄핵 등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 이 상임고문과 입장 조율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또한 비상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에게 비판적 태도를 유지해온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도 견해차가 크지 않아 단일화 가능성이 남아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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