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
"대통령 국민통합 책임"…'통합' 14번 강조
정규재 "좌파 특유의 관념어 사라져, 환영"
27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전 대표의 후보 수락 연설에 대해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연설에서 몇 가지 없는 단어가 있다. '타도!' 이런 말이 없다"며 주목했다.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정 전 주필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후보의 언어가 아주 좋아졌다"며 이같이 적었다.
정 전 주필은 "(이 후보의) 연설에 '쿠데타'라는 말은 있지만, '윤석열'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없다"며 "그는 자신을 '패배자가 됐던 사람'이라고 말했지만, 5번이나 기소한 사람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검찰 독재의 희생자였다. 국민의힘 후보 경선 토론회를 보면 4명 모두 '범죄자 이재명', '전과 4범 이재명' 등의 단어를 수도 없이 반복하고 경멸적으로 사용한다"며 "이들은 이재명이 그렇게도 두렵다는 것인지, '범죄자 이재명'이 아니면 그 어떤 출마의 변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듯이 '이재명'이라는 말을 마치 주문이라도 되는 것처럼 반복한다"고 지적했다.
정 전 주필은 "이재명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는 노무현 등의 이름이 두어 번 나왔을 뿐 정치적 상대방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닫았다. 증오의 언어나 적개심을 표현하는 언어는 없었다. 국민의힘이라는 단어도 없었다"며 "그는 좋은 사회, 행복한 사회를 같이 만들어가자고 호소했다. 그런 대목에서 눈시울을 붉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라 사정이 급해서 이념·사상·진영, 이런 것들을 들여다볼 시간이 없다고 말하면서 '이제 통합하고 앞으로 가자'고 말한다"며 "'통합'이라는 단어는 아마 열 차례도 더 되풀이해 강조한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이 후보가) 그동안 우클릭을 시도해 온 결과가 오늘 연설에서 결과가 자리를 잡는 모양새"라며 "아직 좌파 특유의 단어들이 남아있다. 그러나 우클릭, 혹은 중도·중립적 언어들이 많아졌고 이제는 그런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문장 구사가 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행이다. 오늘 이재명 연설에서 관념어들이 많이 사라진 점에 주목한다"며 "원래 동사를 많이 쓰면 우파, 그리고 명사 특히 관념어를 많이 동원하면 좌파의 언어라고 한다고 하지 않은가"라고 했다. 또 "이재명 후보의 언어는 생각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좋아졌다. 진보한다는 것은 어느 시점에서건 환영할 만한 일이다"라고 호평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 후보는 이날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수락 연설을 통해 "국민께서 압도적 정권 탈환을 통해 내란과 퇴행의 구시대를 청산하고 국민 주권과 희망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라고 명령했다"면서 "완전히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답해드리겠다"고 외쳤다. 또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등 역대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늘 현명했던 그 선택의 한 축에 이재명 '네 번째 민주정부'가 뚜렷이 새겨질 수 있도록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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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 연설문에서 많이 나온 단어는 '통합'으로, 총 14번 등장했다. 이 후보는 "지금 이 순간부터 이재명은 내란 종식과 위기 극복, 통합과 국민 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후보"라며 "더 낮은 자세로 정치의 사명이자 대통령의 제1과제인 국민통합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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