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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휠체어·산소 호스도 기꺼이…"약한 모습 숨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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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연약함, 피하거나 배제할 대상 아냐"
휠체어 타고 순방…"효율성 사회 대척점"
평소 은퇴 노인 문제에 지대한 관심 보여
"노인의 재능 어떻게 활용할지 알아내야"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종 직전까지 주요국 인사들을 접견하고 신자들과 만나는 등 활동을 이어갔다. 휠체어를 탄 모습, 호흡 보조 장치를 착용한 얼굴이 카메라에 비쳐도 개의치 않았다. 이런 행동은 노화에 대한 평소 교황의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그는 인구 상당수가 중장년층인 고령화 시대엔 '노인의 취약성'을 터부시하지 말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휠체어 타고 코에 호스 낀 모습도 기꺼이

교황, 휠체어·산소 호스도 기꺼이…"약한 모습 숨기지 말자" 지난 20일(현지시간) 바티칸 부활절 미사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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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월14일 호흡기 질환으로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지난달 23일까지 치료받았다. 이후 그는 회복을 위해 요양하라는 의사의 권고를 듣지 않고 선종 직전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18일에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만나 이민자에 대한 포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설파했으며, 20일에는 부활절 주간을 맞이해 바티칸에서 평신도들과 만났다.


이 과정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자들이 절대 노출하지 않았던 모습을 보였다. 바로 쇠약해진 자신을 가감 없이 드러낸 것이다. 바티칸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교황의 사진은 그가 휠체어를 탄 모습, 코에 산소 호스를 낀 채 밖으로 나서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연약한 모습 가렸던 이전 바티칸과는 달라

교황, 휠체어·산소 호스도 기꺼이…"약한 모습 숨기지 말자" 2022년 관절 수술 직후 휠체어에 탄 채 공식 행사에 나섰던 프란치스코 교황. AP 연합뉴스

종신직인 교황은 보통 수명이 다할 때까지 업무를 지속하기에, 교황의 노화 또한 필연적이다. 그러나 과거의 바티칸은 교황의 취약한 모습을 잘 노출하지 않았다.


2005년 선종한 264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파킨슨 투병 도중에도 공식 일정을 진행해 찬사받았지만, 바티칸은 그가 휠체어에 탄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다. 사진 촬영을 할 때는 이동 가능한 목재 의자나 단상으로 요한 바오로 2세의 신체를 가렸다. 프란치스코의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는 2013년 건강상의 이유로 중도 사퇴했다.


교황, 휠체어·산소 호스도 기꺼이…"약한 모습 숨기지 말자" 파키슨 투병 와중에도 은퇴하지 않았던 요한 바오로 2세도 휠체어에 탄 모습을 대중에 공개하진 않았다. 연합뉴스

교황청립 생명학술원장인 빈첸초 팔리아 대주교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대조적 행보에 대해 "연약함을 노출한 건 포용적 사역을 위한 것"이라며 "노인의 연약함은 피하거나 배제할 대상이 아니라는 걸 가르치시는 것이며, 오늘날 효율성·성과 중심의 문화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해석했다.


팔리아 대주교는 "교회는 국가나 기업이 아닌 공동체이자 가족이며, 노인은 비록 신체적으론 쇠약해졌다고 해도 가족 안에서 권위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며 "이런 교훈은 젊은이들에게도 중요하다. 청년들도 자신이 연약해질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역사상 노인 가장 많은데…어떻게 살지 몰라"

교황, 휠체어·산소 호스도 기꺼이…"약한 모습 숨기지 말자" 2022년 캐나다 순방 당시 바티칸이 공개한 교황의 뒷모습. 미 NBC 방송 유튜브

실제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고령화 사회와 노인의 삶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7월 생명학술원에 보낸 서한에서 그는 각국의 고령화 대응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노년을 위한 복지 계획은 많지만, 이 시기를 겪는 사람들이 어떻게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없다"며 "인류 역사상 노인이 이렇게 많았던 적이 없는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잘 모른다. 선진국 노인의 25%가 독거노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노인의 재능을 어떻게 활용할지 알아야 한다"라며 "늙을수록 시력은 쇠퇴하지만, 내면의 시선은 더 날카로워진다. 하느님께선 젊고 강한 자에게만 책무를 맡기지 않으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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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같은 해 캐나다 앨버타를 방문했을 때도 휠체어에 탄 채 단상에 올라 해외 매체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교황은 당시 설교 도중 "노인은 세상에 유용하지 않기 때문에 치워져야 할 존재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노인의) 쇠퇴와 연약함도 젊은이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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