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법·아크로비스타 인근
주민·직장인들 불편 호소
"왜 하필 퇴근시간대 강남 한복판에서 집회를 엽니까."
23일 오후 7시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구속'이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5개 차로 중 3개 차로를 점거하며 열린 집회로 퇴근 시각 서초대로에서 남부터미널 방향으로 가려던 차량들이 극심한 정체를 겪자, 한 운전자가 불만을 쏟아냈다. 30분 후 고속터미널역 1번 출구 앞에서는 1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윤석열 전 대통령 응원을 위해 모였다. 이들은 이날 1개 차로를 차지하고 반포동까지 행진했다. 한 운전자는 집회 참가자 및 경찰에 불만이 있는 듯 경적을 지속적으로 울리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정치 관련 집회가 서초·동작 등 한강 이남 주거·상업 밀집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 한강 이남에서 열린 정치 관련 집회 건수는 모두 8건이다. 지난 18일 4건, 21일 5건, 22일 7건으로 평일 기준으로 증가세다.
지난 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이후 보수 집회가 서울중앙지법, 아크로비스타 인근으로 옮겨간 여파로 풀이된다. 반대 진영에서도 맞불 집회를 열고 있다.
이에 따라 직장인들과 인근 주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직장인 박모씨(30)는 "최근 몇 주간 아침, 점심 때 확성기에 대고 구호를 외치는 집회가 열려 근무에 방해를 받고 있다"며 "유튜버가 카메라를 들고 말을 걸 것처럼 다가올 땐 무서움도 느낀다"고 했다. 지난 22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사당역·서울대입구역 일대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 응원 행진 당시 동작구·관악구 주민 커뮤니티에는 "밤늦게 무슨 소리냐"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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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도를 넘은 집회 행위에 대해서는 경찰이 개입해 적극적으로 제지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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