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플래넘 2025
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3일 "한국, 일본과 같은 중요한 동맹국을 위해 미국이 핵 억지력을 전방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캠벨 전 부장관은 이날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해방 80주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주제로 개최된 '아산 플래넘 2025'에서 기조연설을 갖고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핵무기를 구축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미국의 핵 억지력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미국)가 이 문제를 부차적으로 다뤄선 안 된다"며 "망설이고 주저하고 있지만, 결국엔 단계를 밟아 나가야만 아시아 지역의 핵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캠벨 전 부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냈고, 현재 글로벌 정책자문사 '디 아시아 그룹(TAG)' 창립자이자 의장을 맡고 있다.

앞서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도 환영사에서 "우리는 더 강력한 핵 억제 보장이 필요하다"며 전술 핵무기 재배치를 주장했다. 나아가 "미국과 동맹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판 나토(NATO)'를 설립할 때"라며 "한국, 일본, 호주, 필리핀, 인도가 여기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캠벨 전 부장관은 한국 정치상황도 언급하면서 "대선 직후가 (한미 동맹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관세 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투자를 늘리면 좋을 것"이라며 "(특히)'조선업'이 가장 좋은 예"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조선업에서 민간, 군수 부문 둘 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협상이 어렵겠지만 조선을 채널로 삼아 다른 분야로 확대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행사에 참석해 축사에서 "최근의 국제정세는 노골적인 자국 중심주의와 제로섬 논리가 지배했던 전간기의 암울한 시기를 연상케 한다"며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전쟁 방지라는 숭고한 이상이 결코 퇴색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뜨는 뉴스
미국의 중국 견제와 관련해서도 조 장관은 "역내 그 어떤 나라도 미국과 중국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미·중 전략경쟁이 제로섬 게임으로 발전하는 상황을 바라는 나라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무엇보다 굳건한 한미동맹에 있고 중국도 이에 이의를 달지 않고 있다"면서도 "우리의 대중 관여는 여러 측면에서 미국의 이해에도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중국해, 서해 문제와 같이 견해차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허심탄회하게 우리의 입장을 개진하고 이견을 제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