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 손실 사고를 겪으며 비상체제에 돌입한 신한투자증권이 내부통제에 칼을 빼 들었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최고경영진을 포함한 전 임원의 성과급을 일괄 차감하기로 한 것이다. 내부통제 강화를 단순한 슬로건이 아닌,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 올해를 신뢰 회복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이선훈 대표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행보로 분석된다.
신한투자증권은 22일 내부통제 이슈 발생 시 전 임원의 성과급을 일괄 차감하는 등 철저한 내부통제를 평가 및 보상의 최우선 원칙으로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ETF 유동성 공급(LP) 손실 사건 이후 위기관리·정상화 태스크포스(TF)를 구동해 내부통제, 조직문화, 인적혁신 등을 추진해왔다.
특히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 임원의 성과급을 차감하는 이번 조치는 특정 임원에게 책임을 한정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회사 임원이 공동으로 부담하겠다는 강력한 집단 책임제 선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다만 내부통제 관련 임원은 업무 특성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부서 평가 역시 내부통제 중심으로 이뤄진다. 내부통제에 대한 평가비중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점수와 관계없이 성과평가 등급 최저까지 하향이 가능하도록 했다.
필벌뿐 아니라 신상도 강화했다. 내부통제 관련 미들·백 오피스 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연말 성과우수 부서 및 직원을 포상하는 업적평가 대회에서 내부통제 플래티넘 부문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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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구원투수로 등판해 취임사에서 '신뢰 회복'을 강조한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금융기관에 고객의 신뢰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자산"이라며 "이번 비상경영체제에서 내부통제를 평가 및 보상에 직접 연결해 실천 의지를 극대화했다"고 이번 조치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보이지 않는 잠재적 리스크까지 모두 치유해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계속해서 내부통제 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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