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매체, '기밀유출' 국방장관 교체설 보도…백악관 "가짜뉴스"

트럼프 "헤그세스, 훌륭하게 일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이 군사 작전 기밀 정보를 부적절하게 공유했다는 의혹을 받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의 후임자를 찾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를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EPA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익명의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헤그세스 장관을 대체할 새로운 국방부 수장을 찾는 절차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15일 F/A-18 '호넷' 전투기의 예멘 후티 반군 공습 일정 등 민감한 정보를 민간 메신저 '시그널'의 채팅방에서 공유했는데, 해당 채팅방에는 부인인 제니퍼, 동생 필, 개인 변호사 팀 팔라토리 등 측근이 포함돼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날 보도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후티 반군 공격 관련 기밀을 민간 메신저를 통해 부적절하게 공유한 것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헤그세스 장관은 정부 유관 부처 당국자들이 초대된 별도의 시그널 채팅방에서 후티 반군에 대한 구체적인 공격 시간과 무기를 소개한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처음 논란을 일으켰을 때는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실수로 초대한 언론인을 제외하고는 채팅방에 있던 사람이 주로 관련 공무원들이었다. 이에 군사 기밀을 민간 메신저로 논의했다는 데 논란의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채팅방에 헤그세스 장관의 가족, 친지 등이 포함돼 있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기밀 유출 및 보안 관련 문제 소지가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백악관은 '헤그세스 장관 교체설'을 전면 부인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NPR의 보도는 완전한 가짜뉴스"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늘 오전 밝힌 바와 같이 헤그세스 장관을 강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부활절 관련 행사에서 헤그세스 장관에 대해 "훌륭하게 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달 헤그세스 장관의 후티 반군 공격 관련 기밀 유출 사건 조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장관 수석 고문인 댄 콜드웰, 장관 부비서실장 다린 셀닉, 부장관 비서실장 콜린 캐롤, 공보실 소속 대변인 존 얼리오트 등이 지난주에 해임되거나 권고사직을 당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