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선 토론 '키높이 구두' 질문 파장
장예찬 "본인·팬덤이 외모 강점으로 내세워"
친한계 "술자리 농담", 홍준표 "B급 인사"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를 향해 "이상할 정도의 외모 집착과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외모 논란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보통 정치인에게 외모는 덤일 뿐, 강점으로 내세우는 요소는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정치인은 자신이 내세운 강점을 토대로 검증을 받을 수밖에 없다. 언변을 내세우면 진짜 토론을 잘하는지, 정책이 전공이면 진짜 공약이 좋은지, 도덕성이 우월하면 진짜 그런 삶을 살았는지, 스스로 내세우는 강점은 무한 검증의 대상이 된다"며 "(한 후보) 본인과 팬덤이 외모를 강점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외모 관련 의혹이 넘칠 정도로 쌓였고, 검증과 반발의 대상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키높이 구두' 질문이 싫으면 하이힐에서 내려오면 된다. 구두나 운동화를 가리지 않고 기괴하게 높은 굽만 고집하는 게 포착되니 다들 의아해하는 것"이라며 "현장을 다니는 정치인에게는 편한 신발이 필수다. 생머리나 가발 질문이 싫으면 당당하게 밝히면 된다"고 말했다. 또 "아니면 아니라고 말하면 끝이고, 맞으면 맞는다고 콤플렉스를 인정하는 모습에 많은 국민이 격려와 응원의 박수 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치 성향을 떠나 자타공인 미남으로 알려진 문재인과 조국, 오세훈과 홍정욱은 이런 논란에 시달리지 않았다"며 "이는 그들이 외모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무리하게 어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론은 자업자득"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1차 경선 B조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가 한 후보에게 '청년이 남긴 질문'이라며 "키도 큰데 왜 키 높이 구두를 신느냐"고 물어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한 후보가 "그런 질문을 하시는 걸 보니 청년이 아니신 것 같다"고 했으나, 홍 후보는 "'생머리냐', '보정속옷 입었느냐'는 질문은 유치해서 안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런 홍 후보의 발언에 한 후보 캠프의 김근식 정무조정실장은 SNS에 "우리 국민의힘 경선이 퀄리티가 너무 떨어진다. 창피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율 선두권에 있는 후보가, 그것도 당 대표 지내고 대선 후보까지 한 분이 B급 질문으로 자기 시간을 쓰고 있다"며 "정치 선배라면서 술자리 뒷담화에서나 키득거리며 할 농담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 캠프 특보단장인 신지호 전 국민의힘 의원도 21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 인터뷰에서 "한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성 질문이 토론회를 다 삼켜버렸다"면서 "홍 후보는 '재미있으라고 한 질문'이었다는데 세상에 인신공격을 재미로 하는 사람이 있나. 홍 후보가 경상도 상남자인 줄 알았는데 어제 (토론회서) 본인이 하(下)남자라는 걸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SNS에서도 "눈썹 문신 1호 정치인이 이미지 정치 비판할 자격이 있나. 경상도 상남자인 줄 알았는데 하남자다"라며 거듭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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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친한(친한동훈)계의 비판에 홍 후보는 "앞으로 정치 계속하려면 이미지 정치를 하지 말라고 한 질문을 못 알아듣고 'B급 질문' 운운하니, 그 캠프에는 B급 인사들만 모여 있는 모양"이라며 한 후보를 겨냥해 "외모에 집착하고 셀카만 찍는 건 나르시시스트에 불과하다. 겉보다 속이 충만해야 통찰력이 생기고 지혜가 나오고 혜안이 생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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