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 고객만족도 두단계 상승
“석유공사 없으면 우리 망해요” 스토리
"공급은 들쭉날쭉, 정산은 늦고 단가도 제각각이어서 처음엔 어디에 말해야 할지도 몰라 힘들었습니다."
초창기 알뜰주유소 운영에 뛰어든 사장의 경험담이다. 알뜰주유소 사업을 펼친 한국석유공사 본사는 멀게만 느껴졌다는 것이다.
청주에서 2013년부터 자영 알뜰주유소를 운영 중인 최광희 사장은 이렇게 기억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한다 쳐도 공급 물량과 단가의 불확실성은 언제나 힘든 문제였다.
그는 "불편을 어디에 말해도 바뀌지 않을 거란 무력감"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그랬던 그가 지금 단호하게 말한다. "이제는 문제점을 이야기하기도 전에 석유공사가 먼저 움직이고 우리 얘기를 듣고 있다는 게 보인다"며 공사가 알뜰사업에서 손 뗄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심지어 "석유공사가 없으면 우리 망합니다"라고 너스레웃음까지 보였다.
2024년 한국석유공사(사장 김동섭)가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미흡'에서 '우수'로 두 단계 상승했다. 이는 평가 대상인 182개 공공기관 중 유일한 사례다.
석유공사의 경우 알뜰주유소 사업자, 페트로넷 및 오피넷 이용 고객 등 실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시됐고 전반적 고객만족, 서비스 품질, 사회적 책임 등 모든 지표에서 전년보다 향상된 결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 측은 이런 성과는 단순한 이미지 개선이 아니라 현장의 실질적인 개선 노력과 구조 변화를 이뤘기 때문이라고 힘있게 얘기한다.
한국석유공사는 현장 목소리를 실시간 반영하기 위해 고객 중심의 공급운영·민원 통합관리 플랫폼인 '알뜰주유소 통합정보시스템(ECOS)'을 자체 구축해 운영 중이다. 주기적인 설문조사와 간담회를 통해 어려움을 수렴하고 요청사항을 신속하게 반영하는 피드백 체계도 강화해 왔다.
또 페트로넷과 오피넷 등 정보 플랫폼도 제휴사 간담회 등을 통해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사용자 인터페이스/사용자 경험(UI/UX)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
실시간 가격 정보업데이트 주기를 단축했고 지도플랫폼 업그레이드와 출장유류비 계산기 기능 개발 등 고객 요구를 반영해 서비스 품질 향상에 힘을 쏟아붓고 있었다. 이런 변화는 알뜰주유소 사업자들의 영업방식도 바꾸고 있다.
최 사장은 "예전엔 유가 흐름도 감으로 때웠지만 지금은 오피넷만 보면 된다"며, "ECOS를 통하면 공급도 예측 가능하고 정산도 투명해졌다"고 했다. 이제 버티는 장사가 아니라 계획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고 힘줬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단순한 시스템 개선을 넘어선 진정성 있는 소통이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석유공사는 고객을 의견 수렴 대상자가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상생파트너로 바라본다고 소개했다. 모든 제도 개선과 시스템 혁신을 현장의 목소리에서 출발하고 다시 그 현장으로 돌아가는 순환구조로 설계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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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번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는 수치상의 성과가 아니라 현장에서 체감하는 신뢰 회복의 증거"라며 "고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진심을 담아 듣고 실제로 반응하고 확실하게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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