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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월드+]중국에 유리하게 흘러가는 트럼프발 관세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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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부흥·中 견제 노린 美
물가 급등·저소득층 타격 등
자국 내 부작용으로 역풍 맞아

[최준영의 월드+]중국에 유리하게 흘러가는 트럼프발 관세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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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전쟁이 시간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185개국에 10~50%의 관세를 부과했다. 고율의 관세에 직면한 베트남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거나 아예 없앨 수도 있음을 밝히면서 트럼프의 관세 전략은 성공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중국 등 여러 국가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부과에 대해 125%에 이르는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으며 희토류를 비롯한 전략물자의 수출을 금지하는 것으로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를 최대 145%까지 높이는 대신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 대해서는 90일간 10%의 관세만을 부과할 것임을 밝히면서 관세를 둘러싼 전선을 중국과의 대결로 좁히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미국에 불리하다. 관세부과로 인해 물건 가격이 오를 것임을 예측한 사람들이 사재기에 나서면서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증하면서 미국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아이폰 가격이 2배로 뛸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자 스마트폰, 컴퓨터, 반도체 등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미국 정부는 한발 물러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통해 불공정 무역 관행의 중단, 무역 적자 해소, 미국 제조업의 부흥, 중국 견제 등의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 한다. 문제는 이들 목표가 상호 모순될 뿐만 아니라 정작 최종 목표인 중국 압박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데 있다. 중국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7.4%에서 2023년 14.8%로 감소했다. 중국 GDP에서 미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 수준으로 낮아졌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중단되더라도 중국이 내수 시장을 확대하면 상당 부분 타격을 완화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 달리 교역 중단을 통해 더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미국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통해 해외의 노동집약적인 일자리를 다시 미국으로 가져와 미국 내 제조업을 부흥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개발도상국들이 담당하고 있는 이런 일을 미국 내에서 수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노동자와 자본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런 일에 종사하겠다는 미국인이 매우 드물다는 점이다. 2024년 미국에서 시행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직장을 떠나 공장에서 제조업에 종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5%에 불과했다. 여기에 더해 현재 미국은 이민에 대해 적대적이다. 우리가 경험했듯이 저렴한 양질의 노동력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곳에서만 제조업은 번성할 수 있는데 현재 미국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부동산으로 돈을 번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조업은 힘들고 지겨운 일이라는 점을 이야기해준 사람은 없어 보인다.


자본의 측면에서도 문제는 많다. 미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인건비와 공급망 접근 비용과 더불어 관세의 유지 여부는 중요한 판단기준이다. 미국의 인건비는 매우 높은 편이고 공급망은 턱없이 부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4년 후에 물러난 이후에도 미국의 관세가 계속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기는 힘들다.


아이폰 제조업체가 아시아 공급망의 10%를 미국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의 세월과 30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비용을 투입해서 과연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확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전체적으로 보면 저부가가치 일자리의 귀환이 발생하더라고 이로 인한 이익은 거의 없다. 현재 노동자 1인당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하면 주요 국가 가운데 미국은 1위이다. 미국 제조업 수출의 20% 이상은 연구개발 집약도가 높은 첨단기술에 기반한 제품이다.


미국은 저임금 일자리를 상실하는 대신 서비스, 연구개발 등 고부가가치 활동으로 전환하면서 소득증대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했다. 1990년 이후 500만 개 이상의 제조업 일자리를 상실했지만 1180만 개의 다양한 일자리가 만들어졌는데 이런 추세를 역전시키는 것이 과연 미국에 이득이 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더 큰 문제점은 관세로 인해 저렴한 수입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저소득층의 삶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전거 가격이 최소 50% 상승하는 상황이다. 미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려 해도 이에 필요한 기자재 및 중간재 등은 대부분 수입할 수밖에 없는데 관세로 인해 높은 가격을 부담하게 되고 결국 이는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전쟁은 모든 무역 파트너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결국 이 전쟁의 승자는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당연히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고 국민들은 인내에 익숙한 중국이 유리하다. 그동안 시진핑 주석은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해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고 소비 촉진 조처를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건의를 거부해왔다. 그 과정에서 중국은 투입할 재정과 여력을 축적할 수 있었다. 이제 중국이 소비 진작을 통한 내수 경기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그동안 중국 경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사항이 해결되면서 중국경제가 더욱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넘쳐나는 수입품을 보면 위기감이 느껴지고 관세를 동원해 막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대중의 요구를 그대로 따르는 것은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경우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관세와 관련한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까지의 흐름은 중국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과 중국 모두를 주요 교역 파트너로 삼고 있는 우리로서는 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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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글로벌 법률·정책)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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