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서 李 사퇴
이재명 "3년간 당대표로서 성과…감사드려"
출마 선언식은 따로…늦어도 다음 주 진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대표직 사퇴를 선언하며 조기 대선 출마 첫걸음을 뗐다. 이 대표는 9일 "3년간 당 대표로서 나름대로 성과 있게 재임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이제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겪는 이 어려움도 국민들께서 과거에 역경을 이겨낸 DNA를 발휘해 빠른 시간 내 이겨낼 수 있다고 믿고 있고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정회 선언은 대표직 대행인 박찬대 원내대표가 맡았다.
이 대표는 민생을 챙기는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암시했다. 그는 "공직자 입장에서는 사소한 민원, 작은 일이라고 하는 것도 당사자 입장에서는 목숨이 걸린 경우가 많다"며 "쪼개보면 사소할 수 있는 일이 그 사람들에겐 자신의 삶을, 생을 버릴 만큼 심각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공동체는 한 명 한 명의 국민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그 목숨과 인권은 우주의 무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작은 일들도 소중하고 중요한 일들"이라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의 공을 국민에게 돌리는 발언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로 위기를 겪었지만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다시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모두 국민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라고 했다. 당에 대해서도 "일이 매우 바빴지만 훌륭하게 역할을 해내고 있다"며 "당원들이 당의 중심이 된 진정한 민주당이 돼가고 있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 대표는 사퇴 이후 이르면 10일, 늦어도 다음 주중 대선 출마 선언식을 할 예정이다. 이 대표 캠프에는 계파색이 뚜렷하지 않은 인사들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선거대책위원장에는 윤호중 의원, 총괄본부장에는 강훈식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한병도, 박수현 의원도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공약 조직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유종일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 허민 전남대 교수 등이 참여하는 공약 개발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도 오는 16일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 외에도 당 정책위, 민주연구원, 집권플랜본부, 민생경제연석회의 등에서는 조기 대선 전부터 민주당의 공약을 다듬어왔다.
이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내란 종식과 경제회복을 키워드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후보에 날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후임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한 데 대해 "행정법 교과서에 행정행위 취소 무효라는 항목을 살펴보면 무효인 행위는 특별한 조치 없이 무효"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윤 전 대통령을 제명할 것을 강조해 왔다.
조기 대선 확정 전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선·방위산업 기업 대표, 수출기업 등 경제계를 만나며 외연을 확장해왔다. 급부상하고 있는 '개헌론'에 대해선 내란 종식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자신의 페이스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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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도 속속 출마에 나서고 있다. 김두관 전 의원은 지난 7일,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며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일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이날 오후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입장을 낼 것으로 확인됐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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