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10% 기본관세 발효…9일엔 추가 관세
트럼프, 증시 쇼크에도 관세 강행 의지 고수
월가서도 비판…애크먼 "경제적 핵겨울 자초"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관세 폭격으로 7일(현지시간) 사흘 연속 급락세다. 관세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메가톤급 파장을 미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 강행 의지를 고수하면서 패닉셀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날 뉴욕 주식 시장에서 오전 10시3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62.28포인트(2.77%) 미끄러진 3만7252.58을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21.26포인트(2.39%) 하락한 4952.8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44.39포인트(2.21%) 내린 1만5243.39에 거래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4.09% 내리고 있다.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는 2.8% 하락 중이다. 애플은 1.84% 약세다.
미국의 상호관세 폭탄이 주식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발표한 상호관세 중 10%의 기본관세는 지난 5일부터 발효됐다. 오는 9일부터는 '최악의 침해국'에 부과되는 징벌적 추가 관세가 발효된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국가와 관세율 인하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거나 9일 징벌적 추가 관세 발효를 연기할 것이란 소식을 기대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관세 정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에는 미 증시 폭락과 관련해 "때때로 무언가를 고치기 위해서는 약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의 무역으로 1조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고 매년 수천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물러설 뜻을 보이지 않고, 중국 등 교역 상대방이 보복 조치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상호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과 같은 수준의 34%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와 유럽연합(EU)도 보복 조치를 준비 중이다.
월가에서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억만장자 투자자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은 "우리는 자초한 '경제적 핵겨울'로 향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전 세계 기업 지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다. 우리가 이럴려고 투표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레저리 파트너스의 치차드 새퍼스타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급격하고 갑작스러운 주식 하락은 관세 부담으로 곧 닥칠 경기침체를 반영하기 위한 가격 재평가"라며 "관세가 협상으로 인하되고, 평가가치가 매우 매력적인 수준까지 낮아지고 펀더멘덜이 개선될 때까지 시장은 반등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채 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뛰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7bp(1bp=0.01%포인트) 상승한 4.06%,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bp 내린 3.65%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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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18.9% 급등한 53.89를 기록 중이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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