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 송도 연안에 대형 고래 등장
구조대 바다 쪽으로 유도…위험 구역 벗어나
전남 광양 연안에 향유고래로 추정되는 대형 고래가 출현했다. 향유고래가 연안에 나타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알려졌다.
4일 여수해양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 48분께 광양항 송도 연안에 대형 고래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여수해경은 즉시 광양파출소와 여수해경 구조대, 해양재난구조대 구조대원을 현장에 급파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길이 약 15m에 이르는 고래를 발견하고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여수 아쿠아플라넷의 자문을 받았다.
확인 결과 고래는 향유고래로 추정됐다. 발견 당시 머리 부분에 긁힌 상처가 있었지만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대는 고래 종류와 조치 방법을 확인한 뒤 넓은 바다 쪽으로 유도했다. 고래는 광양항에 설치된 오염 방지막에 걸릴 뻔하기도 했으나 위험 구역을 벗어났고, 오후 1시 30분께 점차 깊은 해역으로 잠수해 사라졌다.
해경 관계자는 “전문가들도 향유고래가 연안에 등장하는 것은 최초인 것 같다고 말할 만큼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해경은 고래가 본래의 서식지로 무사히 돌아간 것으로 판단하고 구조 활동을 오후 4시쯤 마무리했다. 이어 고래가 다시 저수심 지역으로 밀려올 가능성에 대비해 인근 해양경찰서에 협조를 요청하고, 인근 해역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대상으로 고래 발견 시 즉시 신고하도록 당부했다.
향유고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취약(VU)’ 등급으로 지정된 멸종위기종이다. 향유고래는 특유의 고주파 소리를 이용해 먹이를 찾고, 무리와 소통하며,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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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래는 해양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할 뿐 아니라,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능력으로 기후변화 대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대형 고래 한 마리는 평균 33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는 수천 그루의 나무가 연간 흡수하는 양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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