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깨진 우정…친구에 총구 겨눈 60대 처벌은?

빌려준 돈 일부 받지 못해 앙심 품어
"단순 위협" 주장했으나 살인 미수죄 인정

금전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초등학교 동창생에게 소총을 겨눈 60대가 "위협만 했을 뿐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살인미수죄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는 살인미수와 총포화약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68)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고 5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30일 강원 춘천에 있는 친구 B씨(66)의 집에 총알이 장전된 무허가 소총과 과도, 전자충격기, 총알을 들고 찾아가 마당에 있던 B씨를 총으로 쏴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총이 작동하도록 하는 주요 부품 중 하나인 노리쇠가 후퇴해 장전돼 있던 총알이 빠져나오는 바람에 총알이 발사되지는 않았다.

A씨와 B씨는 초등학교 동창이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에게 빌려준 돈 일부를 돌려받지 못해 감정이 좋지 않던 중 A씨에 대한 B씨의 고소와 112 신고 등이 이어지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소총으로 B씨를 위협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탄약이 장전된 소총의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총에 탄약이 장전돼 있었더라도 스스로 노리쇠를 후퇴해 장전된 총알을 빼냈기 때문에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A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B씨가 일관된 주장을 하고 있으며 그 주장이 폐쇄회로(CC)TV 속 상황이 일치하는 점, 영상 속 A씨 손의 위치나 움직임 등에 비춰봤을 때 A씨가 살인의 고의로 B씨에게 소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스스로 총알을 빼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가 실제 소총을 발사해본 경험이 없어 조작에 미숙했기 때문에 총알이 장전되지 않고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동종 전과가 다수 있고, 그중 6건은 폭력 범죄로 실형을 받은 전력"이라며 "감금, 폭행 등 피해자를 상대로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고 있어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소 기각 사유에 대해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 범위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