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대책 관련 공약 기대…유아용품株, 급등
대선 국면 진입하면서 유력 정치인 정책따라 요동칠 것
헌법재판소가 지난 4일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면서 정치권은 두 달간의 조기 대선 레이스에 돌입한다. 이미 일주일 전부터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린 국내 주식시장에서 정책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차기 대선 주자로 이름이 거론되는 유력 정치인 관련주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성 자금이 몰리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르코스는 이달 들어 5거래일 동안 112.8%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3.2% 하락했다.
에르코스는 영유아 식품을 비롯해 온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온가족 푸드솔루션'을 제공하는 푸드테크 업체다. 키움제6호스팩과 스팩소멸 방식의 합병을 통해 지난 2월28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한 이후 지난달 말까지 한 달 동안 주가 흐름은 부진했다. 이달 들어 저출산 정책 수혜주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대표 브랜드 '루솔(lusol)'에는 이유식 160여종과 고령친화식품 개념의 영양죽, 건강한 원료로 만든 제과제빵, 건강기능식품 등을 포함하고 있다. 영유아식 전문 브랜드로 출발한 루솔은 영유아 월령에 맞춘 단계별 이유식 및 유아반찬, 쌀과자 등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저출산 대책 마련은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대표적인 공약 가운데 하나다. 이 대표는 지난해 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겨냥해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저출생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출생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신혼부부의 주거, 자산, 돌봄, 일·가정 양립 등 전 과정에 걸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조기 대선에서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발 빠른 투자자들은 조기 대선이 확정된 직후 저출산 관련주를 집중적으로 순매수했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을 파면한 직후 꿈비, 아가방컴퍼니, 제로투세븐, 메디앙스 등 유아용품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들 종목은 코스닥 지수가 5% 이상 급락한 7일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유아용품 관련주와 함께 원티드랩, 오픈놀 등 일자리 관련주도 상승 폭을 확대했다. 채용 매칭 플랫폼 사업을 하는 원티드랩은 지난 4일과 7일 2거래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2개월 동안 유력 정치인의 말 한마디에 주식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며 "과거 수많은 정치 테마주가 발생했지만 선거가 끝난 뒤 대다수 상장사 주가가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많은 개인 투자자가 손실을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지금 뜨는 뉴스
조기 대선 소식에 정책 관련주로 정치 테마주가 외형을 확장하면서 한국거래소는 '비상 시장점검회의'를 열었다. 지난주 열린 회의에서 탄핵 선고 이후 증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대응 태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테마주에 대한 불공정 거래 모니터링과 사전 예방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