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입장 밝히지 않은 채 침묵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하면서 대통령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취재진의 요청에도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한 공식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선고 직전까지만 해도 기각·각하를 기대하며 분주한 모습을 보였지만, 파면이 결정되자 분위기가 급랭했다.
TV로 생중계되는 헌재 선고를 지켜본 한 참모진은 "'5대3 기각'이나 '4대 4' 기각을 기대했지만, 헌법재판관 전원 일치로 파면이 결정된 것은 충격적"이라며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된 순간, 대통령실 곳곳에서는 탄식하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윤 대통령의 파면 결정 직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 게양돼 있던 대통령기(봉황기)도 오전 11시40분께 깃대에서 내려졌다. 봉황기는 대통령 재임 중 상시 게양되는 국가수반의 상징이다. 봉황 두 마리가 마주 보는 가운데 무궁화 문양을 넣은 봉황기는 1967년 1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처음 사용됐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복귀에 대비하면서 각종 현안 업무보고와 국무회의 소집,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최 등을 염두에 뒀으나 모두 없던 일이 됐다.
윤 전 대통령이 '승복 선언' 메시지를 낼지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지만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서도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된 만큼 대통령실의 기능은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다"면서 "정책 기능을 수행하는 일부 조직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보좌하면서 업무를 이어가겠지만 상당수 기능은 상실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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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 참모진이 한 권한대행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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