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 마감 후 상호관세 발표
WSJ "보편관세 포함 3개 案 논의"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 속 숨죽인 시장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2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다. 장 마감 직후인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3일 오전 5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에 투자자들의 모든 시선이 쏠린 가운데, 시장은 이날 온종일 등락을 거듭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4.93포인트(0.56%) 오른 4만2224.89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7.73포인트(0.67%) 상승한 5670.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1.15포인트(0.87%) 뛴 1만7601.05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의 모든 관심은 이날 윤곽을 드러내는 상호관세로 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상호관세를 발표한다. 모든 수입품에 20% 관세를 일률 부과하는 1안(보편관세), 국가별 대미 관세율을 고려해 각국에 다른 세율을 적용하는 2안(상호관세), 일부 국가의 대미 수출품 전반에 관세를 부과하는 3안(절충안)을 모두 검토 중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가 나왔지만 최종안은 막판까지도 안갯속이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날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호관세 발표 즉시 발효한 후 각국과 개별 무역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의원들에게 상호관세가 "상한(cap)"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관세를 발효한 뒤 각국과 협상에 나서는 '선(先)관세, 후(後)협상' 기조를 시사한 셈이다.
이날 상호관세 발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예고한 반도체, 의약품, 목재에 대한 품목별 관세도 순차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수주 내에 구리 관세 부과도 공식화할 수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보도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특정 국가나 품목이 아닌 글로벌 전면전 수준으로 전방위 확산되는 가운데 상호관세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점'이 되는 셈이다. 각국의 보복관세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글로벌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BMO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융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관세 전쟁이 얼마나 심각할지, 경제와 기업 실적에 얼마나 큰 피해를 줄지 감을 잡으려 시장 전체가 초조하게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올해 1분기 차량 판매 부진에도 5.33% 상승했다. 이날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차량 인도량이 33만6681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수준으로, 2022년 2분기 이후 최저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퍼스트 버디(1호 친구)'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대한 반감 확산이 차량 판매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주력 차종인 '모델 Y' 업그레이드를 위해 전 세계 공장 가동을 재편, 생산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엔비디아는 0.25%, 애플은 0.31% 올랐고,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0.35%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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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는 오르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bp(1bp=0.01%포인트) 오른 4.17%,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5bp 상승한 3.91%를 기록 중이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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