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건물·건설 현장은 인명피해 없어
무량판 구조 등 설계·시공 결함 가능성
미얀마를 강타한 지진의 여파로 태국 방콕에서 건설 중이던 33층 빌딩이 붕괴한 가운데 태국 정부가 시공사인 중국 국영기업 계열 건설회사 등을 상대로 조사에 나섰다.
30일 방콕포스트·더네이션 등 현지 매체는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전날 내무부 산하 공공사업·도시농촌계획국에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고를 철저히 조사한 뒤 1주일 안에 조사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지진 발생 장소에서 1000㎞ 떨어진 방콕에서 다른 기존 건물이나 공사 현장은 인명 피해가 없었는데 유독 이 건물만 붕괴했다고 패통탄 총리는 지적했다.
패통탄 총리는 특히 위원회에 건물 설계, 설계 승인 기관, 승인 방법 등을 조사하고 붕괴 요인을 밝혀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계 입문 전까지 친나왓 일가의 부동산 사업을 관리해왔다. 패통탄 총리는 "내 건설업계 경험상 이런 문제는 본 적이 없다"며 "(건설) 예산의 상당 부분이 배정됐고 완공 기한이 연장되었기 때문에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건물의 공사를 맡은 곳은 중국 거대 국영기업인 중국철로총공사(CREC) 계열 건설회사인 '중철10국'의 태국 현지 합작 법인과 '이탈리안·태국 개발'이다. 이미 지난해 3월 말 건물의 구조물 뼈대 공사가 끝났는데도 이 건물만 붕괴한 것은 설계 또는 시공상 결함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빌딩이 대들보 등 보가 없이 수직 기둥에 바닥 슬래브가 곧바로 연결된 무량판 구조인 점과 방콕의 부드러운 토양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아직 시공사 등의 문제라고 결론짓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내놨다.
앞서 지난 28일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으로 방콕 여행 명소 짜뚜짝 시장 인근에서 건설하고 있던 33층 높이의 태국 감사원 청사 건물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지금까지 10명이 숨졌고 79명이 실종됐다. 이 건물은 지난 3년간 20억밧(약 867억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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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 미 지질조사국(USGS) 등은 진앙이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인구 120만명 규모)에서 서남서쪽으로 33㎞, 수도 네피도에서 북북서쪽으로 248㎞ 각각 떨어진 지점이며 진원 깊이는 10㎞로 관측됐다고 밝혔다. 해당 지진은 미얀마와 인접한 태국을 비롯해 중국 윈난성에서도 진동이 감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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