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공무원 보고에 현장 갈 생각 안해"
허은아 "책임 대신 회피, 공감 대신 말장난"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는 27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유튜브 방송에서 "비서관 할머니 댁이 깔끔하게 전소됐다"고 한 발언을 두고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늘 지적받아온 감수성의 실종이며, 정치의 본질을 잃은 태도"라고 지적했다. 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의원이 전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한 발언을 언급하며 "국회의원이 지금, 이 재난 상황에서 할 말인가. 그건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다"라며 이 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이 의원은) 비극 앞에 '깔끔하게'라는 단어를 붙이는 사람"이라며 "그의 언어에는 고통을 대하는 태도, 타인의 상처를 느끼지 못하는 정치인의 본질이 드러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심각한 건, 이 발언의 책임을 '비서관이 했던 말'이라며 타인에게 떠넘기려 했다는 점"이라며 "사과 한마디면 충분했을 일을 그는 또다시 방패막이로 덮었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이 의원은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 중 "산불 피해가 정치인들이 말도 못 할 정도로 번지고 있다. 어느 정도 수습과 안정이 돼야 정치인들도 방문할 텐데, 진압 중에 희생자가 나오는 상황에 저희(국회의원들)가 가면 공무원들이 괜히 보고하려고 하기 때문에 안 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속한 수습을 바랐다. 그러면서 "제 의원실 비서관도 할머니 댁이 깔끔하게 전소돼서 굉장히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며 "주변에서도 피해당하신 분들이 없는지 살펴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공무원들의 보고' 탓에 현장에 가지 않고 있다는 이 의원에 허 전 대표는 "국회의원이 현장에서 보고받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 책임이 불편하면 조용히라도 다녀오는 게 맞다"며 "국민이 삶을 잃고 있는 재난 한복판에서 그는 또다시 '책임' 대신 '회피'를, '공감' 대신 '말장난'을 택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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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해 북동부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 중인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26명이 숨지는 등 56명에 달하는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 대피 인원은 28일 오전 5시 기준 3만7185명으로, 산불 피해가 가장 큰 의성·안동에서만 2만9911명이 나왔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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