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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도대체 어떻게 마시는거야?"…'첫 만남은 다소 당황스러운' 日국민 사이다 이야기[日요일日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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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선에 실려 온 '레모네이드'가 시초
구슬 들어간 유리병…탄산 빠지지 않게 하는 역할
제조 어렵고 마시기 불편하지만…레트로 붐에 수출도

"이거 도대체 어떻게 마시는 거야?"


일본 온천 관광 가면 삶은 달걀에 곁들여 파는 유리병 사이다 보신 적 있으시죠? 처음 받으면 열리지 않아서 당황하시는 분들 많은데요. 손바닥으로 치다가 사이다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와서 옷 버리시는 분들도 있죠. '라무네'라고 부르는 음료인데요. 오늘은 일본 사이다 라무네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이거 도대체 어떻게 마시는거야?"…'첫 만남은 다소 당황스러운' 日국민 사이다 이야기[日요일日문화] 하타사에서 판매하는 라무네. 라쿠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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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무네는 서양에서 온 음료입니다. 당시 탄산음료는 코르크 마개로 막혀있었다고 해요. 이 음료는 이양선에 실려 일본에 건너오게 됩니다. 1853년 미국 페리 제독이 이양선을 타고 일본에 도착했을 때 일인데요. 페리 제독은 에도 막부와 교섭을 하기 위해 무사 등 관계자들을 배 안으로 부릅니다. 여기서 음료로 싣고 있던 탄산이 들어간 레모네이드를 줬다는데요. 당시 병은 코르크로 막혀있어 마개를 여니 '펑'하는 소리가 났고, 이 소리가 마치 총소리처럼 들려 놀란 무사들이 허리춤에 있는 칼을 잡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레모네이드'가 바로 라무네의 시초인데요. 레모네이드를 일본식으로 발음하다 보니 '라무네'라는 발음으로 자연스럽게 굳어졌다고 합니다. 이후 일본이 개항하고 항구인 나가사키를 통해 영국 배가 레모네이드를 들여와 외국인용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그러다 1872년 영국이 구슬이 들어간 병을 발명합니다. 코르크는 비싼데다가 시간이 지나면 탄산이 빠지기 때문에, 밀폐가 가능한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했는데요. 그렇게 고안한 게 구슬입니다. 병에 탄산가스와 음료 원액을 주입하고 뒤집으면 구슬이 자연스레 탄산 때문에 병 입구로 떠 오르게 되죠.


1887년에는 일본도 이 구슬이 든 라무네 병을 수입합니다. 그러다가 1892년 오사카의 유리회사가 병 제조에 성공합니다. 심지어 일본이 만들어낸 병이 더 정교해서 영국에서 더 놀라 했다고 하는데요. 요즘 라무네는 소다맛, 수박 맛 등 다양한 맛이 있지만, 당시 원조 라무네는 레몬 맛 한가지였다고 해요.


그렇게 1900년대부터 라무네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서민 음료로 널리 퍼져나가게 됩니다. 1953년에는 생산의 정점을 찍기도 했었다고 하네요. 탄산음료의 60% 이상이 병 라무네였다고 합니다. 이때 일본에 들어온 경쟁 음료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사이다'입니다. 사실 라무네나 사이다나 둘 다 탄산음료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사이다는 당시에 지금의 맥주병처럼 여는 왕관 모양 뚜껑으로 수입됐다고 해요. 그리고 사이다는 레몬 맛이 아니라 사과 맛이었다고 해요. 그리고 사이다는 있는 집에서 마시는 음료, 라무네는 서민 음료라는 이미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이런 구별보다는 구슬이 들어간 유리병 탄산음료만 라무네로 부르게 됐죠. 레몬 맛에서 소다 맛이 기본처럼 굳어지게 됐습니다.


"이거 도대체 어떻게 마시는거야?"…'첫 만남은 다소 당황스러운' 日국민 사이다 이야기[日요일日문화] 온라인 스토어 라쿠텐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종류의 라무네. 라쿠텐.

라무네는 일본 탄산음료의 대표주자 격으로 올라섰지만, 1960년대 콜라 등 다른 탄산음료가 들어오면서 점차 왕관을 내주게 됩니다. 그러다가 다시 라무네가 명맥을 잇게 된 것은 복고 열풍 덕분입니다. 우리나라도 레트로 열풍이 불었던 것처럼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는 분위기가 일면서 다시 라무네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됐는데요.


그렇게 명맥을 잇다보니 지금은 일본의 음료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대표 이미지가 되었습니다. 사실 페트병이 널리 쓰이게 되면서 유리병을 만들고 생산하는 게 쉽지 않아 점차 이 방식을 고수하는 곳이 사라지게 되죠. 그래서 전세계에서 구슬이 담긴 유리병 라무네를 파는 곳은 일본과 인도, 대만 정도라고 해요.


덕분에 라무네는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상품이 됐는데요. 라무네 제조하는 곳은 대부분 중소기업이지만, 미국이나 중국, 호주 등 약 40개국에 출하할 정도로 꾸준히 해외 수요가 있다고 해요. 전체 매출 중 40%가 수출에서 나올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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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라무네, 어떻게 여는 걸까요? 여는 방법은 간단한데요. 라무네 판매사의 설명을 첨부합니다. 먼저 라무네 상단의 비닐을 제거하면 윗부분을 막고 있는 뚜껑 같은 것이 있는데요, 이 뚜껑은 구슬을 누를 수 있는 캡과 이것을 감싼 링으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캡만 빼낸 뒤 캡의 튀어나온 부분을 입구에 꽂고 손으로 누르면 입구를 막고 있던 구슬이 내려가면서 마실 수 있게 되는데요. 바로 마시지 말고 탄산이 잘 빠질 수 있도록 5초 정도 계속 손으로 입구를 막고 눌러주는 것이 팁이라고 합니다.


"이거 도대체 어떻게 마시는거야?"…'첫 만남은 다소 당황스러운' 日국민 사이다 이야기[日요일日문화] 라무네 제조 업체 키무라사에서 제공하는 라무네 여는 방법. 키무라.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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