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산불 진화에 모든 역량"
"산불 예방·대처 반성한 뒤 개선책"
"불법소각 엄정 대응, 안전 최우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26일 "이제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산불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번 주 남은 기간 산불 진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산불이 진화되는 대로 정부는 그동안의 산불 대처와 예방에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점검하고 깊이 반성한 뒤 개선책을 내겠다"고 했다.
한 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역대 최악의 산불에 맞서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장비로 맞서고 있으나 상황은 심상치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안동과 청송, 영덕, 포항까지 번지자 한 대행은 복귀 사흘 만에 두 번째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조속한 진화를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한 대행은 "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직접적인 이유는 간밤 내내 거센 바람이 강풍특보 수준으로 몰아친 데 있다"며 "오늘내일 비가 내려 불길이 잡히기를 간절히 기다렸으나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경북지역은 오늘 비 소식이 없고 27일 목요일에만 5~10㎜ 정도 적은 양의 비가 내리는 데 그칠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1만7000㏊ 이상의 산림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고 주택, 공장 등 209개소가 파괴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추가적인 산불이 생기면 산불 진화를 위한 자원 등이 부족할 수 있는 만큼 산불 방지에도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행은 "아무리 애를 써도 인간의 대비는 자연의 괴력 앞에 늘 부족하게 마련인데 우리가 과연 철저하게 대비하긴 했나 돌아봐야 한다"며 앞으로 산불 대응 체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불의 71%가 입산자 실화, 쓰레기 소각 등 개인의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했다"며 "국민 개개인의 부주의한 마음가짐도 달라져야겠지만 관련 기관들도 평소에 미리미리 과하다 싶을 만큼 국민들께 산불 예방을 홍보해야 한다. 관련 장비와 인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지, 또 제대로 운용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부족하다면 대응체계와 자원을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 대행은 "산불의 주요 원인인 불법 소각 행위에 대한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들에게는 "논두렁, 밭두렁을 태우거나 각종 쓰레기를 소각하지 말아주시고,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지 말아달라"라며 "또 입산 시 라이터, 버너 등 산불을 유발할 수 있는 화기는 절대 소지하지 말아달라"라고 당부했다.
한 대행은 "정부는 무엇보다 산불 진화를 최우선으로 가용한 인력, 장비를 총동원해 산불 확산의 고리를 단절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이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의 조속한 일상 회복을 위해 긴급구호를 비롯해 행·재정적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산불 진화 과정에서 사상자가 지속 발생하고 있는 것에는 "부디 추가 인명피해가 없도록 지방자치단체장들과 군 지휘관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겨달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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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산불로 인해 경북 14명, 경남 4명 등 총 1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상자는 6명, 경상자는 13명이다. 천년 고찰이자 국가 보물인 의성 고운사가 완전 소실되는 등 손실도 심각하다. 한 대행은 강풍으로 예상치 못하게 피해가 커지자 전날 밤 급하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와 대국민담화 일정을 잡았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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