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계몽령' 옹호, 쓰레기 같은 짓”
“정치 아닌 인간 문제…정처 없고 쓸쓸”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계엄령이 계몽령’이었다고 발언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를 두고, 과거 그를 물심양면 도왔던 친구가 공개적으로 결별을 선언했다. 입시전문가 김호창 업스터디 대표는 지난 24일 SNS를 통해 “정치적 입장이 달라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했기 때문”이라며 전 씨와 절연한 이유를 밝혔다.
김 대표는 글에서 전 씨와의 오랜 인연을 공개하며 “대구에서 파산하고 올라왔을 때 나도 여유가 없었지만, 먹이고 재웠다”며 “옥탑방에 데려와 가장 따뜻한 침낭을 주고 나는 바닥에서 잠을 잤다”고 회고했다. 그는 함께 재기할 방법을 찾아다녔고, 전 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할 때도 곁을 지켰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진 계기는 지난달 15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였다. 전 씨는 해당 집회에서 계엄령을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를 두고 김 대표는 “형제와 부모를 잃은 유가족들 앞에서 ‘계엄령이 계몽령’이라는 건 악랄한 조롱”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전 씨에게 “광주에 가지 마라”, “가려면 가서 사죄해라”라고 수차례 만류했지만, 뜻을 꺾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세월호 때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단식할 때, 옆에서 자장면을 먹으며 히히덕거리던 일베와 다를 게 없다”며 전 씨의 광주행을 비판했다.
결국 김 대표는 SNS에 “인연을 끊자, 쓰레기야”라는 글을 올리며 관계를 정리했다. 그는 “불쌍한 인생이란 건 잘못된 길을 갈 때 그걸 말려줄 친구 하나 없는 것”이라며 “정치적 입장이 아니라 쓰레기 같은 행동을 했기에 친구로서 반드시 말해줘야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가장 큰 욕은 ‘내 장례식에 오지 마라’는 말이었다”며 “전두환을 싫어하는 이유는 학살자이기도 하지만, 죽을 때까지 단 한 번도 반성하지 않고 죽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너도 반성하지 않으면, 하늘나라에서도 너 볼 일은 없다”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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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과거 전 씨와 나눈 마지막 대화도 언급했다. “앞으로 정당 정치 근처에도 가지 말고, 나중에 늙으면 가까운 곳에 살며 노후를 함께 보내자”던 전 씨의 말을 떠올리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정처 없고 참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송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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