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챗 통해 불법 판매 이뤄져
판매자, 구매자 나이 확인 안 해
가격은 수십위안에서 수백위안까지 다양
불법으로 구한 전자담배가 중국 청소년들 사이 유행처럼 번져 중국 내 논란이 일었다.
24일 광명망, 중화망, CCTV (중국중앙TV)등 중국 다수매체는 "미성년자에게 전자담배를 포함한 담배 판매가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과일 향 전자담배가 비밀리에 유통돼 고등학생들 사이 유행"이라고 보도했다.
고등학생 딸을 둔 베이징에 사는 자오씨는 CCTV와의 인터뷰에서 "딸 책가방을 정리하던 중 전자담배를 발견했다"면서 "담배 냄새를 싫어하던 딸이 어떻게 전자담배에 손을 댄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자오씨의 딸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부모 몰래 전자담배를 피웠다고 밝혔다. 그는 "반 친구 절반이 부모님 몰래 과일 향 전자담배를 피운다"면서 레몬, 딸기, 수박 등 다양한 맛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큼하고 시원한 맛이 난다. 담배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면서 "호기심에 입에 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전자담배는 2020년부터 중국 학생들 사이 퍼졌다. 상하이, 광둥, 후난 등 지역에서도 교복을 입지 않으면 중학생도 손쉽게 전자담배를 손에 넣을 수 있다. 한 중학생은 CCTV에 "친구 반 이상이 과일 향 전자담배를 피운다"고 했다.
CCTV는 또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소비자들의 '비밀코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위챗에 딸기, 수박, 꽃 등 다수의 이모티콘을 게시한 일부 계정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CCTV는 "한 계정을 '친구추가'한 후 며칠 뒤 망고, 파인애플 등 다양한 전자 담배를 배송받을 수 있었다"면서 "판매자는 구매자가 미성년자인지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도 어렵지 않게 전자담배를 구할 수 있었다. '전자담배'라는 키워드를 치면 '경고' 메시지가 나오지만, 전자담배를 이루는 아토마이저 등 키워드를 검색하면 많은 판매자가 나왔다. 가격은 수십위안에서 수백위안까지 다양하다. 매일 100건 이상의 주문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비밀리에 유통되고 있기에 중국 당국도 규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완전위 중국 선전 담배전매국 독점감독관리부 부국장은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는 전자담배에 대해 "해외로 수출된 제품을 불법으로 밀수했거나 허위 세관 심고를 통해 제품을 빼돌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지금 뜨는 뉴스
CCTV는 "선전 담배전매국 소속 담당자들이 일부 오프라인 판매점 조사를 시작, 온라인 판매처를 찾아 추가적인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