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글로벌 달러 지배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이 금융 시스템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스테이블코인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금융 시스템 붕괴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뉴욕에서 열린 가상자산 콘퍼런스 영상 연설에서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고 가상자산과 차세대 금융 기술을 지배할 것"이라며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지배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의회에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목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산업이 과거 금융위기 때 발생했던 대규모 예금인출(뱅크런)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테이블코인의 준비금은 보통 현금이나 국채 단기물처럼 유동성이 큰 자산으로 구성되지만, 비트코인과 회사채 등 위험한 자산이 포함되기도 한다. 자산 시장 위기 시 스테이블코인의 현금화가 급증하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는 그들이 보유한 자산을 급하게 매각해야 한다.
리사 쿡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만약 대형 스테이블코인에서 뱅크런이 발생한다면 시장에 큰 혼란을 부를 수 있다. 특히 그 준비 자산이 다른 자금 시장과 연관돼 있다면 더 위험하다"고 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도 '미국 스테이블코인 국가 혁신 지침법'과 관련해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이 전체 금융 시스템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기본적인 안전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벌어졌던 일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당시 626억달러 규모 리저브 프라이머리 펀드의 주당 순자산가치(NAV)가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인해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대규모 뱅크런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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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발행사는 코인을 현금, 단기채, 환매조건부채권(RP), 머니마켓펀드 등 자산에 일대일로 대응해야 한다"며 "대부분 업계 전문가는 해당 입법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보유하는 자산의 질을 향상시키고 뱅크런 위험을 줄일 것이라는 데 동의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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