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터뷰]박보검 "자식 잃은 부모 마음, 연기로 다 표현 못하죠"

시계아이콘01분 5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폭싹 속았수다' 시대 차별에 맞선 관식役
"내 인생 계절은 봄…까랑까랑 여름 오겠죠"

[인터뷰]박보검 "자식 잃은 부모 마음, 연기로 다 표현 못하죠" 배우 박보검. 넷플릭스 제공
AD

"소 죽은 귀신이 씌었나. 뭔 놈의 게 지껄이지를 않아."


1960년대 제주도 바닷가 마을에서 살아가는 생선장수의 아들 양관식은 첫사랑 애순에게 볼멘소리를 듣는다. 평소 속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지만, 노점에서는 "양배추 달아요"를 외치며 애순의 자존심을 지켜준다.


소꿉친구 애순과 부부가 된 관식은 모진 시집살이를 견디다 못해 "나랑 살러 왔지, 이 집 며느리 살러 온 사람 아니다"라며 집을 박차고 나온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시청자의 눈물을 쏙 빼놓은 배우 박보검(32)을 만났다.


24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만난 박보검은 "애순과 관식을 지켜주는 도동리 마을 사람들처럼, 우리 삶에도 따뜻하고 선한 분들이 계시다"며 "약자를 보호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관식은 아내의 눈길이 닿는 곳마다 꽃을 심는다. 남존여비 사상이 뿌리 깊던 시절, 아내와 딸이 겪는 차별에도 결코 눈감지 않는다. 시청자들은 관식을 두고 '현실에 없는 유니콘 같은 남자'라며 감탄했다.


박보검은 "제 딸이 있다면 관식 같은 사람과 결혼하라고 말할 것 같다"며 웃었다. "관식이 판타지 같은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어쩌면 우리 주변 어딘가에 살고 있을지도 모르죠. 드러나지 않았을 뿐.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과묵하지만 우직하고 기대고 싶은 사람. 연기하면서도 자꾸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관식처럼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죠."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힌 '셋째 아들을 잃는 장면'을 촬영하던 날, 비가 내렸다. 박보검은 "참 이상하고 신기했다"고 그날을 떠올렸다. 해녀 3인방을 비롯해 보조 출연자들까지 모두가 부부를 안쓰럽게 바라보던 그 순간, 그는 오롯이 감정에 몰입했다. "나와 애순이를 닮은 작은 생명체가 나를 기다리다 떠났다고 생각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차마 아이 얼굴도 못 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아픔은 감히 연기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었어요."

[인터뷰]박보검 "자식 잃은 부모 마음, 연기로 다 표현 못하죠" 배우 박보검. 넷플릭스 제공

폭싹 속았수다는 그가 2022년 해군 전역 후 선택한 복귀작이다. 박보검은 대본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여운을 기억했다. "글만 읽었는데도 장면이 자연스럽게 그려졌어요. 인물의 서사가 머릿속에 착착 그려지는, 신기한 경험이었죠. 아마 앞으로 유채꽃을 보거나 봄이 오면 이 작품이 생각날 것 같아요."


‘섬놈’ 관식을 표현하기 위해 체중도 4~5㎏ 늘렸다. "관식처럼 성실하고 믿음직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해내는 관식을 보며 '나는 잘하고 있나? 나도 묵묵히 해내는 사람인가' 돌아보게 됐죠. 사람을 잘 챙기고, 일도 잘하는 덕 있는 어른이 되고 싶어요."


박보검의 긍정적인 성향은 현장에서도 빛났다. 아이유는 "박보검이 촬영장에 들어서면 분위기가 환해졌다"고 말했다. 박보검은 인터뷰 자리에서도 기자들에게 살뜰히 안부를 묻는다. "즐겁게 일하는 게 좋아요. 제가 밝은 기운을 전하면 다 같이 재밌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릴 때부터 긍정적인 에너지로 살아와서인지 힘들진 않아요. 그저 다 같이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는 음악에도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전역 후 뮤지컬 무대에 올랐고, 대학원에서는 음악을 전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KBS2 '내일도 칸타빌레' MC로 매주 가수들과 만나고 있다. "음악은 리듬과 운율이 있는 연기라고 생각해요. 음악인은 음악으로 연기하는 사람이고요. 곡이나 가사를 쓰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죠. 내 이야기를 음악으로 푼다는 건 참 용기 있는 일 같아요."


"음악의 힘은 대단하잖아요. 갑자기 음악이 스며들면서 감정을 더 크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언젠가 제가 만든 음악이 작품의 배경음악으로 쓰이는 날을 꿈꿔요. 그때까지 꾸준히 공부하며 준비할 거예요."


AD
[인터뷰]박보검 "자식 잃은 부모 마음, 연기로 다 표현 못하죠" '폭싹 속았수다' 스틸. 넷플릭스 제공

폭싹 속았수다는 인생의 사계절을 그린 작품이다. 박보검은 지금 자신의 인생이 '봄'에 있다고 했다. "군 제대 후 카메라 앞에 다시 선 첫 작품이니까요. 지금 제 계절은 봄이에요. 이 작품으로 꽃을 심고, 싹을 틔워서 꽃을 피웠다면, 곧 차기작 '굿 보이'가 공개되면 활기찬 여름이 오지 않을까요."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