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달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달러 기조와 중국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강세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호주달러가 올해 12월까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22일 외환시장에서 미국달러 대비 호주달러는 1호주달러당 0.63미국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1년 고점 대비 21% 하락한 수준이지만 지난달 저점과 비교해 3% 오르며 반등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쟁을 본격화하면서 미 경제가 흔들리면 미국달러 약세로 이어져 호주달러가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무라 홀딩스의 수석 전략가 앤드루 타이스허스트는 "올해 2분기에 호주달러는 미국달러 약세에 힘입어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호주달러는 원자재 가격 및 금리와 비교해봤을 때 현재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짚었다.
호주 대형은행 웨스트팩의 통화전략 책임자 리처드 프라눌로비치도 "미국달러에 대한 큰 '방향 전환(regime shift)'이 다가오고 있다"며 "이로 인해 호주달러가 지속적 강세 구간으로 진입할 수 있는 문이 열렸다"고 말했다.
호주중앙은행(RBA)이 물가가 잡혔다는 데이터를 확인하기까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고 호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미국 관세에 대응해 자국 소비를 부양하고 있다는 점도 호주달러 강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올리버 레빙스턴 뱅크오브아메리카 전략가는 "우선 미국달러 약세에 의해 호주달러의 점진적 회복이 나오면 그 후에는 중국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뒤따를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기준 금리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는 중기적으로 호주달러의 바닥을 떠받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다음 달 발표될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관세를 앞두고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웨스트팩은 관세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위험자산 청산이 진행되면서 호주달러가 일시적으로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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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호주가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서 면제받으려 했지만 실패했고 미국의 상호 관세 조치에서 주요 수출품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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