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이 7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무려 23% 급증한 규모다.
금융감독원이 24일 발표한 '2024년 증권·선물회사 영업 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60개 사의 순이익은 6조9870억원으로 전년(5조6807억원) 대비 1조3063억원(23.0%) 증가했다.
고금리가 본격화한 2022년 저점(4조5000억원)을 찍은 후 연간 기준으로 회복세를 이어간 것이다. 특히 2023년 중 발생한 일회성 배당수익(2조2000억원)을 제외할 경우 순이익 증가 폭은 3조5000억원(103.0%)에 달했다.
금감원은 "주요 주가지수 및 환율 상승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며 자기매매 손익이 증가했고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 일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규 취급 재개 등으로 위탁매매와 기업금융(IB) 부문도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형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반면 중소형사들은 대손비용 증가로 부진을 나타내며 '양극화 현상'도 확인됐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연간 수수료 수익이 12조94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늘었다. 특히 해외주식 거래가 급증하면서 수탁수수료(6조2658억원)가 두 자릿수 증가 폭(13.3%)을 나타냈다. IB 부문과 자산관리 부문 수수료도 각각 14.2%, 15.4% 늘어난 3조7422억원, 1조2903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의 자기매매손익(12조5776억원)은 3조3641억원(36.5%) 증가했다. 펀드 관련 손익(3016억원)은 1조3267억원 줄었고, 파생관련 손익(-1조4860억원)은 개선됐다. 외환·대출 등 기타자산손익은 2조9843억원으로 전년(3조1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는 12조2557억원으로 13%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의 자산 총액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755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 보유액, 대출금이 두 자릿수 늘어난 반면 신용공여금은 감소했다. 부채 총액은 663조5000억원으로 61조9000억원 확대됐다. 같은 기간 증권사 자기자본은 9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조5000억원(7.6%) 증가했다.
건전성 지표인 순자산비율은 801.8%로 1년 전보다 55.0%포인트 상승했다. 모든 증권사의 순자본 비율은 규제 비율(100% 이상)을 상회했다. 레버리지비율도 같은 기간 15.9%포인트 상승한 662.3%였다.
금감원은 "미국 관세부과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부동산 PF,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 등 리스크도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며 "증권사의 유동성·건전성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부실자산 정리 지도 등을 지속하는 한편, NCR 산정방식 개선·유동성 규제체계 정교화 등을 추진 증권사의 손실흡수 능력 확충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선물회사 3개 사의 당기순이익은 799억1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28억6000만원(13.9%) 감소했다. 자기자본이익률은 1년 전보다 4%포인트 낮은 11.7%를 기록했다. 자산 총액은 3.3% 증가한 5조7690억원, 부채 총액은 2.2% 늘어난 5조536억원, 자기자본은 12.3% 확대된 7154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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