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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불리 풀었다가 집값 치솟자…한달 만에 재지정 '토허제 헛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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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한 달여 만에 다시 강남 3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한다.

서울 주요 지역에 대한 토허제 해제는 주택시장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게 자명한데도 섣부르게 풀었다 다시 지정하면서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킨 꼴이 됐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들어 범정부 차원에서 대출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 안정화를 꾀하고 있었는데 서울시가 집값에 기름을 부었다가 되돌린 상황이어서 정부의 정책 신뢰도에 금이 갔다는 비판도 피하기 힘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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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안정화 합동 브리핑
지난달 발표 후 강남권 치솟자
국토부·서울시 서둘러 진화나서
강남3구·용산구 전체 아파트 지정

서울시가 한 달여 만에 다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재지정한다.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에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를 해제한 뒤 잠실 등을 필두로 집값이 치솟자 갑자기 거래의 문을 걸어 잠갔다. 서울 주요 지역에 대한 토허제 해제는 주택시장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게 자명한데도 섣부르게 풀었다 다시 지정하면서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킨 꼴이 됐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들어 범정부 차원에서 대출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 안정화를 꾀하고 있었는데 서울시가 집값에 기름을 부었다가 되돌린 상황이어서 정부의 정책 신뢰도에 금이 갔다는 비판도 피하기 힘들게 됐다. 이번 토허제를 재지정하기 전 시장에서는 지난 한 달간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지적을 꾸준히 했음에도 정부와 시는 이를 부정해오다 이제서야 재지정에 나서게 됐다. 정부의 대응력에 대한 비난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섣불리 풀었다가 집값 치솟자…한달 만에 재지정 '토허제 헛발질' 서울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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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체 4분의 1 거래허가구역 강남 3구·용산 전체 아파트 대상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19일 부동산 관계 기관 회의를 열고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토허제 해제 이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치솟는 등 시장 불안 조짐이 완연해지면서 당초 예정에 없던 회의를 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해제 이후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심려를 끼쳐드려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강남 3구와 용산구 아파트를 토허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갭투자 등 투기수요가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강남 3구를 비롯해 용산구에 있는 전체 아파트가 토허구역 대상이 된다. 4개 구 2200개 단지, 약 40만가구가 대상이다. 기존에 토지거래허가 대상으로 지정된 단지는 기존 지정기간을 적용한다.


섣불리 풀었다가 집값 치솟자…한달 만에 재지정 '토허제 헛발질'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규제, 금융, 투기거래 등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 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범석 기재부1차관,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조용준 기자

오는 24일(계약일 기준)부터 올해 9월30일까지 6개월간이다. 통상 1년 단위인 것과 비교하면 다소 짧게 정했다. 필요시 재지정하기로 했다. 앞으로 이곳에서 아파트를 사려면 구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구매 후 2년간 들어가 살아야 한다. 갭투자는 불가능해진다. 오 시장은 "구체적으로 특정 지역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인근 다른 지역으로 투기수요가 번지는) 풍선효과가 발생한다고 판단하면 다른 지역에 지정하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추가로 지정된 면적은 4개 구 111㎢ 정도다. 추가 지정으로 서울시 내 토허구역은 총 164㎢로 늘어난다. 서울 전체 면적(605㎢)의 4분의 1이 넘는 규모다. 서울시에서는 기존에도 강남·서초구 자연녹지지역과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일대 주요 재건축·재개발 단지 등이 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섣불리 풀었다가 집값 치솟자…한달 만에 재지정 '토허제 헛발질'

당초 "시장 변동 크지 않다" 섣불리 판단 오락가락 행정에 정책 신뢰도 타격 불가피

서울시에서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토허제 해제 후에도 시장 변동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시의 주장은 실거래가 신고 시점 등의 차이로 인한 착시일 뿐이었다. 실제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는 매매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과열 조짐이 뚜렷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 송파구는 올해 들어 3월 둘째 주까지 2.8% 급등하는 등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주택 거래량이나 거래가격, 거래자 특성이나 심리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을 때 강남권을 넘어 서울 전역으로 확산할 경향도 있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오 시장은 "잠·삼·대·청을 비롯한 강남, 송파는 초기 1~2주간 상승과 하락이 혼재된 거래가 이뤄지는 등 특정단지가 지속적으로 급등하는 현상은 없었다"면서 "2월 거래 신고가 상당 부분 마감되는 시점인 3월부터 신고 건수가 급증하는 현상이 감지되는 등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고 말했다.


시장 과열이 지속될 경우 규제지역을 추가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현재 강남 3구와 용산구에 지정된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를 다른 지역에도 확대할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가계 대출 관리도 강화한다. 지금은 월별·분기별 가계 대출 관리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별 가계대출 추이를 살펴보기로 했다. 서울 주요 지역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 취급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당초 올 하반기부터 하기로 했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자금대출 보증비율 하향도 오는 5월로 두 달 앞당기기로 했다. 디딤돌 등 정책대출 증가세가 만만치 않다고 판단, 대출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섣불리 풀었다가 집값 치솟자…한달 만에 재지정 '토허제 헛발질'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최근 상승세는 그간 둔화했던 주택 수요가 거시경제 상황과 정책 변화 등으로 다시 확대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급격한 변동성은 거시경제 운용과 국민 생활 안정에 자칫 예기치 못한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시장 거래 질서 확립 차원에서 진행 중인 합동점검, 집중 모니터링도 지속한다. 이상 거래나 집값 담합, 편법대출·허위신고 등 시장 질서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기획조사, 자금출처 수시 조사도 병행하기로 했다. 의심되는 거래를 포착하면 관계 기관에 즉시 통보하기로 했다. 도심 내 주요 공급 확대 방안으로 꼽히는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법률 재·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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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탄핵 등 정국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회 상황이 여의찮은 탓에 입법 활동이 수월할지는 미지수다. 지방 건설경기 보완방안으로 추진 중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미분양 주택 매입은 당초 3000가구 외 추가 매입도 검토할 방침이다. 기업구조조정(CR) 리츠(REITs)는 2분기 중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국토부는 내다봤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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