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GTC서 첫선
딥시크 5% 규모로도 최고 성능
2025 수능 수학서 최고기록
코딩·물리학 등 과학서도 뛰어난 성능
경량·온디바이스 모델도 공개
LG AI연구원이 추론형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 딥'을 오픈소스로 전격 공개한다. 엑사원 딥은 오픈AI의 '챗GPT' 등 글로벌 추론 AI 모델들과 경쟁할 수 있는 국내 첫 모델이다. 추론 AI는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추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동적인 AI로, '에이전틱(Agentic) AI' 시대로의 전환을 예고했다는 평가다.
LG AI연구원은 17~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GTC)에서 이 모델을 전 세계에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엑사원 딥은 LG가 챗GPT, 중국 딥시크-R1 등과 본격적으로 경쟁하기 위해 내놓은 추론형 AI 모델이다.
LG AI연구원에 따르면 '엑사원 딥-32B(매개변수 320억개)'는 딥시크-R1(매개변수 6710억개)보다 매개변수 규모가 5% 정도밖에 안 되지만 미국이나 중국의 AI 모델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낼 수 있다. 연구원은 세계적인 오픈소스 AI 플랫폼인 ‘허깅 페이스’에 엑사원 딥 모델 3가지를 공개했다. 이 중 하나인 ‘엑사원 딥’은 특히 한국어에 강한 기본 모델을 사용해 2025학년도 수능 수학 시험에서 94.5점을 받아 최고 기록을 세웠다. 또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모두에서 1등급을 받았다. 연구원은 이 모델이 수학 문제를 푸는 능력에서 뛰어난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엑사원 딥-32B는 과학 분야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박사급의 물리학, 화학, 생물학 문제를 얼마나 잘 푸는지 평가하는 'GPQA 다이아몬드 테스트'에서 비슷한 크기의 다른 AI보다 높은 점수(66.1점)를 받았다. 또 과학 문제 해결 능력뿐 아니라 전문적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도 인정받았다. 코딩 등 다양한 문제를 푸는 능력도 뛰어나, 어려운 코딩 없이도 다양한 과학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딥이 수학과 과학, 코딩 등 전문 분야 평가 지표에서 높은 성능을 보여줌으로써 향후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 분야뿐만 아니라 물리와 화학 등 과학 연구와 교육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엑사원 딥-32B는 오픈소스 공개와 함께 미국의 비영리 AI 연구기관인 ‘에포크 AI’가 선정하는 ‘주목할 만한 AI 모델’에도 등재됐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딥-32B와 함께 개발한 경량 모델 ‘엑사원 딥-7.8B’, 온디바이스 모델 ‘엑사원 딥-2.4B’도 오픈소스로 내놨다.
LG 등이 참석한 엔비디아 개발자 행사 'GTC 2025'도 개막을 맞아 북적이는 모습이다. 행사가 열리는 새너제이 컨벤션센터는 이른 아침부터 AI, 로봇, 반도체 등 최첨단 기술을 접하려는 참가자들이 줄을 이었다. 참석자들은 행사장 곳곳에서 최신 기술 정보를 공유했다. 특히 이날 오후 박정수 SK하이닉스 연구원이 진행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주제 발표 세션은 참석을 희망하는 참가자들로 가득했다. 세션 시작 40분 무렵 전부터 30명가량의 참가자들이 줄을 지어 세션장 문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박 연구원은 이날 세션에서 "SK하이닉스가 HBM의 기술 및 시장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믿지만 새로운 기술적 도전에 직면했다"며 "대역폭을 개선할 수 있는 더 효율적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 예정인 7세대 HBM4E를 통해 최대 1.25%의 성능 향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전력 분배 네트워크(PBN) 설계 필요성을 강조하며 향후 '맞춤형 솔루션'이 업계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 뜨는 뉴스
젠슨 황 CEO의 기조연설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행사 관계자는 "이번 GTC의 핵심은 AI 기술이 로보틱스, 특히 보행 보조(physical aid)에 얼마나 적용될 수 있을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새너제이(미국)=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