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달러 대미 투자 발표한 TSMC
'미국의 TSMC'로 변할까 우려 제기돼
"'최신기술 건너가지 않는다' 원칙 고수"
대만 정부가 지난 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이자 대만 기업인 TSMC에 대해 '최신 기술이 건너가지 않는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TSMC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대미 투자를 확대하면서 근본적인 반도체 기술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13일 자유시보와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류징칭 대만 국가발전위원회(NDC) 주임위원(장관급)은 전날 입법원(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TSMC의 1000억달러(약 145조원)에 달하는 미국 투자와 관련해 미국 공장에 '한 단계 뒤처진 기술' 규정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류 주임위원은 대만 기업이 첨단 공정(N)은 대만에서, 한 세대 낮은 공정(N-1)은 외국에 세운 공장에서 운영하는 'N-1' 규정을 TSMC의 미국 투자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최신 기술이 건너가지 않는다',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건너가게 하지 않는다', '국가안보가 우선이다'라는 3대 원칙을 끝까지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리 격인 줘룽타이 대만 행정원장도 "만약 국가 안보를 위반하면, 이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와 산업계 간 여러 차례 소통 과정에서 처음 언급한 부분이 'N-1' 관련 규정이었다고 밝혔다.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의 우청원 주임위원 역시 "TSMC가 '미국의 TSMC(ASMC)'로 변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TSMC의 대규모 대미 투자 소식이 전해진 후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TSMC가 USMC, ASMC로 바뀌었다'는 등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울러 경제부 관계자는 TSMC의 최첨단 2㎚(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가 대만에서 시험생산을 마치고 올해 양산에 들어가며 미국에서 2나노 제품 생산은 2028년께 이뤄질 예정이므로 대만보다 최소한 48개월 이상 늦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28년께 대만에서는 1.4나노와 1나노 생산을 추진할 예정으로 여전히 N-1 관련 규정에 부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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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이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지난 3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면담한 뒤 미국에 1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로 TSMC의 미국 투자액은 총 1650억달러로 늘어난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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