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효과, 주변 지역에 확산"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후폭풍이 법원 경매에도 닥쳤다. 송파구 가락동 대장 아파트인 헬리오시티 입찰에 87명이 몰리면서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곳 외에도 강동구 고덕동 등 토허제 해제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의 경매 물건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
11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전용 면적 85㎡타입)에는 87명이 입찰에 참가해 감정가(18억3700만원)의 117.5%인 21억5778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지지옥션이 2001년 통계를 집계한 이래 서울 아파트 경매에서 최다 입찰자 수다. 지지옥션은 "1층에도 불구하고 87명이 몰렸는데 최근 송파구 아파트의 높은 관심도를 엿볼 수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달에도 이 지역의 경매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 10일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85㎡ 경매에는 11명이 몰리며 감정가(24억1000만원)보다 4억원가량 높은 28억42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16%를 기록했다.
주변 지역도 덩달아 응찰자가 많아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60㎡ 경매에도 30명이 응찰해 감정가(12억1000만원)보다 2억원 높은 14억1300만원에 낙찰됐고, 같은 날 이뤄진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85㎡ 경매에도 30명이 입찰했다.
이달 10일 강동구 암사동 선사현대 60㎡ 경매에도 25명이 몰려 감정가(8억5800만원) 대비 1억2000만원 이상 높은 9억780만원에 낙찰됐다. 지지옥션 측은 "잠실동이 토허제에서 해제되면서 주변 아파트 매매호가도 덩달아 상승했고 이번 낙찰가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12일 토허제 해제 이후 해당 지역 아파트 경매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송파구 인근 지역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간다는 것은 결국 호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호가 상승은 잠실 토허제 해제 영향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매 물건이 증가하면서 헬리오시티, 고덕그라시움 같은 신축급 아파트에는 입찰자가 몰리는 반면 재건축 기대감이 없는 구축 아파트나 단지 규모가 작은 곳은 낙찰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전체 평균을 끌어내리고 있다"며 "경매 시장에서는 양질의 물건뿐만 아니라 선호도가 낮은 매물도 함께 나오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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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지옥션이 최근 발표한 ‘2025년 2월 경매동향보고서’를 보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1.8%로 전월(93.3%)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낙찰가율이 91.8%라는 것은 감정가보다 평균 8.2% 낮은 가격에 낙찰됐다는 뜻이다. 낙찰률은 42.7%로 전달(47.2%)보다 4.5%포인트 떨어졌다. 경매에 나온 서울 아파트 10채 중 6채는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유찰된 것이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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