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수질검사 정상…방류한 물고기로 보여"
낚시꾼, 환경 변화·수질오염 등 원인으로 꼽아
강원 강릉시 한 해변 인근 낚시터에서 100여 마리에 이르는 숭어 사체가 발견됐다.
10일 연합뉴스는 지난 8일 오전 9시쯤 한 낚시꾼이 강릉 염전해수욕장 인근 기수역(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수역)에 "숭어 100여 마리의 사체가 보인다"는 민원을 시청에 냈다고 보도했다.
강릉시는 현장에서 약 50여마리의 숭어 사체를 회수해 용존산소량과 수소이온(pH) 농도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폐사체의 용존산소량은 풍부했고, 독성 물질 또한 발견되지 않았다. 수소이온 농도 역시 정상 수치 내로 확인됨에 따라 시는 추가 수질 검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
시는 숭어 집단 폐사의 원인에 대해 주변 낚시꾼 의견 등을 토대로 일부 낚시꾼이 크기가 작거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숭어를 다시 방류했거나 홀치기 낚시 등으로 낚싯바늘에 상처 입은 숭어들이 죽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낚시꾼들의 의견은 이와 다르게 분분하다.
9일 같은 장소에서 낚시하던 A씨는 연합뉴스에 "숭어들이 봄철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한두 마리 죽은 게 쌓이다 보니 무더기로 발견된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반면 폐사 발생 장소 인근에 화력발전소와 식당가 등이 있어 외부 오염 물질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이도 있다.
낚시꾼 B씨는 "30년 정도 이 근처에서 낚시했는데 사체가 무더기로 한꺼번에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 못 봤다"며 "죽은 지 일주일이 넘어 보이고, 수질 오염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사고 발생 당일 현장을 봤다는 목격자 C씨는 "최근 그 근방에서 낚시를 자주 했는데 하루 새 사체가 쌓여 있었다"며 "강물이 오염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환경 단체 또한 이번 현상을 보다 자세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단순히 현장 수질 측정 결과만으로 이번 사태 원인을 결론짓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물고기는 수온 변화에 민감하고 특히 해당 지역은 화력발전소 건립 등으로 생태계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지역인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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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당분간 해당 지역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사례 재발 여부 등에 대해 주시할 계획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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