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시론]내전을 끝낼 첫 걸음

시계아이콘01분 18초 소요
뉴스듣기 글자크기

정치 내전 상태…국민 갈등 깊어지면 안돼
대통령·野지도자 "헌재 심판에 승복" 선언해야

[시론]내전을 끝낼 첫 걸음
AD

대한민국 정치는 이미 내전 상태다. 야당이 윤석열 정부 들어 29차례에 걸쳐 탄핵 폭격을 가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로 정적을 단번에 제압하려 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헌법을 위배한 것인지 심판대에 올랐다. 이와 별도로 비상계엄 가담자들에 대한 형사재판을 앞두고 있다.


국민은 비상계엄을 찬성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로 양분됐다. 비상계엄을 찬성하는 이들 중에서도 야당의 폭주를 지지하느냐와 맹렬히 비판하느냐로 다시 나뉘었다. 비상계엄이 대통령 탄핵의 합당한 이유가 된다는 이들과 탄핵은 과도하다는 이들은 매일 집회를 열어 목소리를 높인다. 일부 지지자들은 서울서부지법 난동사태를 벌이기도 했다.


정치 내전은 윤 대통령이 지난 8일 구속 52일 만에 석방되면서 더욱 격렬해졌다. 여당은 "헌재가 이번 결정을 참고해 변론 재개도 필요하다"(권성동 원내대표), "헌재, 공수처는 폐지해야 한다"(홍준표 대구시장)며 헌재를 압박했다. 야당은 "(검찰이) 당연히 항고를 해야 하는데 안 한 것이 아니라 포기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이재명 대표), "심우정 검찰총장 스스로 즉각 사퇴를 거부한다면 탄핵을 포함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박찬대 원내대표)며 검찰을 몰아붙였다.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을 주장하는 국민은 거리에서 거세게 맞섰다. 탄핵을 요구하는 이들은 "탄핵이 기각된다면 제2의 계엄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탄핵을 반대하는 이들은 "윤 대통령이 석방된 만큼 탄핵은 설득력을 잃었다"고 맞받았다.


정치 내전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를 즈음해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대로라면 어느 한쪽이 탄핵 심판 결과에 승복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오히려 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대선이 치러지거나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는 상황 어떤 경우에도 사회적 갈등은 깊어질 것이 분명하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양측의 지지층이 모여 시위를 하다 극단적인 충돌을 하는 것"이라며 "국민 내전으로 비화할 우려도 있다"고 했다. 내전이 정치적인 선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폭력 사태로 이어진다면 대한민국은 되돌릴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대한민국의 처지는 우리끼리 서로 편을 나눠 싸울 만큼 한가하지 않다. 경제는 장기침체의 길을 가고 있고, 국제질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급변하고 있다. 총성 없는 국가 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내전과 같은 정치적 대립은 국가를 파탄에 빠뜨리는 지름길이다.


AD

확전을 막기 위해 대통령과 여야 지도자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헌재의 심판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조기에 매듭짓고, 우리 정치·사회를 성숙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물론 그들에겐 정치적 생명이 걸린 문제다. 그래서 이런 결단이 국민에게 큰 감명을 줄 수 있다. 내전으로부터 국민을 탈출시킨 지도자는 분명 걸맞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조영주 정치사회 매니징에디터 yjc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05.1414:34
    4050 채용도 어려운 中企 "정년 따질 때가 아니죠"
    4050 채용도 어려운 中企 "정년 따질 때가 아니죠"

    시화공단 현장 르포 '쿵' 하는 소리를 내며 작동하는 육중한 프레스 기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이 대형 설비 앞에서 재빠른 몸놀림으로 작업 중인 신송남씨는 단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옆 사람의 말소리마저 집어삼킬 만큼 커다란 굉음을 내뿜으며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부품을 찍어내는 이 설비 앞에서 방심은 곧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찾아간 경기도 시화공단 내 정일산업 공장에서 처음 마주한

  • 25.05.1410:34
    70세 이상 상용직 10년새 4배 증가
    70세 이상 상용직 10년새 4배 증가

    법정 정년 이후 고용문제는 단순히 60세 이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대수명 연장으로 고령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직업을 가진 70세 이상 고령 근로자도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생계형 임시·일용직 중심이던 고령자 일자리는 점차 상용직과 전문직으로 옮겨가고 있다. 단순한 노인 일자리 확대를 넘어 고령 인력을 안정적으로 활용하는 구조로 이행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년을 연장하는

  • 25.05.1409:46
    66세 K방산 베테랑 "정년 연장에 할 수 있는 일도 늘었다"
    66세 K방산 베테랑 "정년 연장에 할 수 있는 일도 늘었다"

    지난 12일 경북 구미시 LIG넥스원 구미 하우스에서 만난 조강현 수석매니저는 흡사 군(軍) 지휘관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L3동 2층 TMMR 생산공장에서 근무하는 200여명의 직원 한 명 한 명을 그는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그리고 핵심만 짚은 조언이 이어졌다. 그는 "통신 장비개발에만 있다 보니 라인별 생산공정에서 잘못된 점이 한눈에 보인다"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매일 고민 중"이라고 했다. 군 지휘관처럼 생산 현

  • 25.05.1409:44
    60세 넘어도 월급 안 깎고 정규직…"4050 채용 어려우니 71세 큰형님도 소중"
    60세 넘어도 월급 안 깎고 정규직…"4050 채용 어려우니 71세 큰형님도 소중"

    '쿵' 하는 소리를 내며 작동하는 육중한 프레스 기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이 대형 설비 앞에서 재빠른 몸놀림으로 작업 중인 신송남씨는 단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옆 사람의 말소리마저 집어삼킬 만큼 커다란 굉음을 내뿜으며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부품을 찍어내는 이 설비 앞에서 방심은 곧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찾아간 경기도 시화공단 내 정일산업 공장에서 처음 마주한 장면은 소음 탓에 귀

  • 25.05.1211:02
    "정부는 큰 틀만 설계‥시행은 자율에 맡겨야"
    "정부는 큰 틀만 설계‥시행은 자율에 맡겨야"

    기업들은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하는 제도 자체보다 이를 누가, 어떻게 시행할지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대부분의 기업은 정부가 제도의 큰 틀만 설계하고, 실제 시행 여부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획일적 적용보다는 각 조직의 여건을 고려한 유연한 도입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실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59.4%는 정년연장 제도를 정부가 설계하더라도 시행 여부는 기업 자율에 맡겨야

  • 25.05.1808:30
    한국 부자들도 솔깃…70억짜리 영주권 골드카드, 美재정부채 모두 갚나
    한국 부자들도 솔깃…70억짜리 영주권 골드카드, 美재정부채 모두 갚나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인 부유층을 대상으로 500만달러(약 71억원)를 내면 미국 영주권을 즉시 발급해주는 '골드카드' 제도의 시스템 테스트에 들어갔다. 16일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은 "미국의 새로운 영주권 카드인 골드카드가 테스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발표한 후 테스트 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잠재 고객이 3700만명에 달하며, 10만개만 팔려도 미

  • 25.05.1708:30
    트럼프 장남의 사교클럽 논란…입회비만 7억
    트럼프 장남의 사교클럽 논란…입회비만 7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전세계 정재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회원비 50만달러(약 7억원)의 고액 사교클럽을 만들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 클럽의 이름이 '이그제큐티브 브랜치(Executive Branch·행정부)'로, 아버지의 대통령직을 이용해 사적 이득을 추구한다는 비판이 미국 내에서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현재 중동, 유럽, 아시아 각국을 돌며 주요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고 이들을 '행정부

  • 25.05.1706:00
    트럼프 때문에 재점화 된 '캘렉시트' 논란…캐나다에 역합병되나
    트럼프 때문에 재점화 된 '캘렉시트' 논란…캐나다에 역합병되나

    미국 서부 최대 경제 중심지인 캘리포니아에서 미국으로부터의 분리 독립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소위 '캘렉시트(Calexit)'로 불리는 이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과 관세 전쟁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캘리포니아 내에서는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 절차가 이미 시작됐다. 현재 주 내에서 서명 운동이 진행 중이며, 오는 7월 말까지 54만 명의 청원 서명을 모으면 분리 독립

  • 25.05.1515:48
    이정현 "이준석 호랑이굴로 돌아와라, 한동훈은 선대위 참여해야"
    이정현 "이준석 호랑이굴로 돌아와라, 한동훈은 선대위 참여해야"

    이정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5월 14일 오후 4시, 아시아경제 유튜브 'AK라디오'에 출연했다. 이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을 위해서,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스스로 결단해줘야 한다"며 "한동훈 전 대표도 당장 선대위에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이 위원장은 특유의 열정적인 목소리로 자기 생각을 밝혔다. 인터뷰 핵심 내용을 요약했다. 대선 전체 판도를 어떻게 보나.투표가 임박

  • 25.05.1415:51
    윤희웅 "이재명, TK에서 역대 최고 득표 가능성"[AK라디오]
    윤희웅 "이재명, TK에서 역대 최고 득표 가능성"[AK라디오]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 20일 남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등 주요 후보들은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을 훑는 것으로 선거 운동을 본격화했다. 대선전 초반 여론 흐름을 어떻게 봐야 할까. 여론조사 전문가인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에게 물었다. 윤 대표와의 인터뷰는 5월 14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초동에 있는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