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돼 도와주신 분들께 보답하고파"
혈액암을 이겨낸 '축구 꿈나무'가 첫 주전선수로 경기장에서 뛰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 손흥민(토트넘)의 손편지가 그에게 희망을 줬다.
7일 연합뉴스는 강민재(마장중 3학년) 선수가 수원FC 유소년 선수로 활약하던 중 2021년 6월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혈액암 중 하나인 'T-세포 림프모구성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후 항암 치료를 시작했지만, 강 선수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축구를 다시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그는 머리를 다 밀고 치료를 받는 동안 축구 전지 훈련을 간 친구들 생각에 눈물을 흘리다가 잠드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축구를 향한 꿈으로 힘든 치료를 버텨낸 강 선수는 항암치료 중이던 2023년 1월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처음에는 치료 기간 중 몸의 근육이 다 빠져 걷는 것조차 힘들었다. 축구장에 가긴 했지만, 5분 정도 겨우 경기를 뛰고 나면 벤치를 지켜야 했다. 하지만 언제든지 돌아오라는 구단의 배려 덕분에 강 선수는 몸을 회복하며 축구 선수로서의 기량을 찾아갔다.
투병 생활에 힘을 줬던 건 자신의 우상 손흥민 선수가 직접 손으로 쓴 편지다. 강 선수는 "손흥민 선수가 힘든 치료를 이겨낸 것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직접 손편지도 보내주셔서 큰 힘이 됐다"며 "열심히 노력해서 꿈에 그리던 국가대표가 돼서 제가 아팠을 때 도와주셨던 모든 분에게 꼭 보답해 드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강 선수의 보호자는 "큰 대회 출전 시 항암제로 인해 속도 좋지 않고 머리도 어지럽고 매우 아파 힘들어하면서도, 운동을 다시 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좋아서 열심히 하는 모습에 축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게 됐다"며 "민재가 경기에 다시 뛸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준 가족들과 병원 의료진, 학교와 구단 관계자분과 친구들을 비롯해 민재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큰 힘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재욱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주치의·소아혈액종양센터장)는 "힘든 항암치료를 잘 마치고 다시 좋아하는 운동을 해서 기쁘며, 앞으로도 원하는 축구를 건강하게 잘해 나가기를 바란다"라고 강 선수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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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선수는 3년여 만인 지난해 7월 병마를 이겨내고 건강을 되찾았다. 오는 14일 강 선수의 올해 리그 첫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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