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복장 논란 의식 했나
평소 캐주얼한 복장 즐기는 머스크
트럼프 의회 연설 때 정장 차림 화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당시 '복장 논란'이 있었던 후,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 정장 차림으로 참석해 화제가 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 머스크는 파란색 넥타이와 하얀색 셔츠를 입은 정장 차림으로 연설장에 도착했다. 그는 자신을 반기는 참석자들에게 양손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도중 자신을 소개할 땐 일어나 박수로 환영하는 의원들에게 거수경례로 답했다.
머스크는 평소 티셔츠에 볼캡을 착용하는 등 캐주얼한 차림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달 26일 2기 트럼프 행정부 첫 각료회의에서는 '기술 지원'(tech support)이라고 쓰인 티셔츠와 트럼프의 선거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가 쓰인 야구모자를 착용하고 참석했다. 그런 그가 정장 차림으로 연설장에 들어선 것은 지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당시 불거진 의상 논란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부터 일관되게 군복 스타일의 의상을 입고 다니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있던 미·우 정상회담에서도 정장이 아닌 군복 의상을 입고 나타나자 트럼프는 "아주 잘 차려입었다"라고 비꼬았다. 머스크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두 사람이 악수하는 영상을 공유하면서 "아주 잘 차려입었다"라는 트럼프의 말과 함께 웃는 이모티콘을 붙여 조롱했다. 또 회담 중 한 미국 기자가 정장을 입지 않는 이유를 물으며 "혹시 정장이 있긴 한가"라고 묻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전쟁이 끝나면 정장을 입겠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찬 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모두발언에서 설전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모든 일정이 무산됐다. 이 때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찬도 하지 못한 채 백악관을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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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폭스뉴스의 피터 두시 기자는 "지난주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에 정장을 입지 않고 나타났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고 (정장을 입지 않았던) 머스크가 어젯밤에 정장을 입었다"며 "정장 착용에 대한 규정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은 "정장 착용에 대한 규정은 없다"며 "어젯밤 머스크가 정장을 입었고, 대통령께서 그 점을 매우 좋아하셨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또 젤렌스키가 (백악관에서) 내쫓기는 걸 보고 정장을 입은 것이냐는 질문에 레빗 대변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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