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로 자본력 강화해야 시장 건전성 개선
업계 "M&A 영업 구역 관련 제한 완화해달라"
3월 금융위 '경쟁력 강화방안' 포함여부 관심
수익성·건전성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 저축은행 업계를 살리기 위해선 인수합병(M&A) 전략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크다. 시중 은행 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자 위주로 영업을 해야 해 자산을 늘리기 어려운 만큼 M&A를 통한 대형화로 체력을 키우고 성장동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M&A를 통한 대형화로 자본력을 강화하면 건전성 개선은 물론 전반적인 저축은행 업권 신인도가 높아지면서 영업 기반이 확장하는 선순환 효과도 발생한다.
M&A 활성화하면 저축은행 업권 수익성·건전성 개선
10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2위 업체 OK저축은행이 속한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산 13조7843억원으로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수익성·건전성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특히 OK저축은행 자산이 16조5420억원으로 늘어 업계 1위에 오르고 경기·인천 영업권을 확보해 성장동력을 강화할 수 있다.
자산 2조7577억원의 상상인저축은행이 부실화하면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큰 만큼 M&A가 시장 건전성 확보를 위한 대안이 되고, 동시에 인수기업은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해 M&A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당국은 부실 저축은행을 빠르게 정리하기 위해 엄격한 정책 기조를 유지해왔다. 부실 조짐이 있는 저축은행에 경영 개선, 적기 시정조치 등을 요구하는 한편 M&A, 구조조정을 통해 건전성을 높이도록 해왔다. 대형 업체가 부실 소형 업체를 합병하면 업권 전체의 건전성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상인금융그룹의 경우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으나 상상인저축은행은 규모도 크고 시장 영향력이 있어 이 상태로 두면 리스크가 될 것으로 판단해 강제매각 명령이 떨어지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건전한 금융그룹이 인수해 시장을 더 탄탄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보수적이지만…업계 "수도권 M&A 규제 풀어야 "
업계에서는 M&A를 활성화하기엔 아직 당국 규제가 강하다고 호소한다. 당국이 비수도권 저축은행 M&A는 어느 정도 허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도권은 엄격하게 규율해서다.
당국은 저축은행 영업 구역을 수도권 2개(①서울, ②인천·경기), 비수도권 4개(③부산·울산·경남, ④대구·경북·강원, ⑤광주·전라·제주, ⑥대전·세종·충청) 등 6개로 나눈다. 영업 구역 내 M&A와 달리 영업구역 밖 M&A는 엄격히 규제한다. 지방 서민금융 공급이라는 저축은행 본연의 역할에 소홀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2023년 7월 금융위원회는 M&A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상호저축은행 합병 등 인가기준 개정방안'을 발표했다. 개정방안 발표 후 M&A 성공 사례가 대폭 늘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이후 성사된 M&A 거래는 1건뿐이다. 한화생명이 지난해 9월 한화저축은행 지분을 100% 인수한 것이 유일하다.
M&A가 늘지 않은 이유는 수도권 규제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해석이다. 당시 금융위는 비수도권의 경우 영업구역 밖의 저축은행 4개까지 합병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지만 수도권에는 엄격했다. 부실 우려가 있는 저축은행을 합병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수도권 저축은행 M&A는 금지했다.
업계는 이르면 이달 말 금융위가 발표할 저축은행 경쟁력 강화방안에 수도권 포함 M&A 영업구역 확대 관련 내용이 포함될지 주목하고 있다. 저축은행 전체 대출 중 영업구역 내 개인·중소기업 대출 의무 유지비율을 40%에서 30%로 낮추는 안이 포함될지도 관심거리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 시장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수도권 포함 저축은행 M&A 권역 제한 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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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저축은행들이 적극적인 M&A를 통해 대형화할 경우 고질적인 건전성 관련 문제를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모멘텀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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