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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업들 美투자 고민 "관세 없지만, 보조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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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조 美투자 발표한 대만 TSMC
이면에 미국 내 천문학적 '감세' 분석
"트럼프감세법 등 지원 기대"
산술적으로만 40~55% 감세 가능할듯
삼성, 투자 기간 단축 또는 규모 확대 가능성

TSMC가 미국에 1000억달러(약 145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바로 다음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지원법(CSA)' 폐지를 시사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 美투자 고민 "관세 없지만, 보조금도 없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이 지난 4일(한국시간) 대미투자 계획을 발표하기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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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절반 가까이 감면 혜택 '남는 장사'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6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TSMC의 대규모 미국 투자 발표는 여전히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분업 구조를 결정하는 영향력이 강력함을 보여준다"며 "미국 내 생산시설 확충을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이고, 향후 미국의 각종 감세 법안을 활용해 비용 절감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번 TSMC의 대미투자 발표는 고객사들의 칩을 생산하는 주력지를 대만에서 미국으로 옮기겠단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TSMC는 당초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공장 3개를 가동할 예정이었는데, 생산공장 2곳과 첨단 패키징 공장 2곳, 연구개발(R&D)센터를 더 짓겠다고 했다. 미국에서의 생산에 힘을 더 불어넣겠단 심산이다.


이런 변화를 통해 TSMC가 얻을 수 있는 이익으로 감세 혜택이 지목된다. 미국 정부가 자국 내에서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시행 중이거나, 시행을 앞둔 각종 법안을 종합하면, TSMC는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들며 내야 하는 세금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2기 흔들리는 '반도체지원법'

보조금과 저리대출을 제공하고 시설투자액의 약 10~15%를 세액공제로 지원하는 CSA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2022년 제정된 CSA의 폐지를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SA를 '끔찍한 법안'이라고 비판하면서 수천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 지원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조금 대신 높은 관세로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미국에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투자 지원이 사라지면 생산시설 구축과 공급망 재편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만 지난 1월31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발표한 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 중심의 정책 권고안이 CSA를 보완할 가능성이 커 CSA 폐지의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자국 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들에 CSA 못지않은 자금 지원에 설계, 소프트웨어 구입, 외주 등에 쓰이는 제반 비용에 대한 25%의 세액공제까지 해주는 조항 등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책 권고안이 현실화하면 TSMC가 곧바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 내 제조기업들에 대해 법인세를 15%까지 깎아주고 R&D 비용 100%를 세액공제해주는 내용 등이 담긴 '트럼프 감세법(TCJA)'도 있다. 이 법의 본래 이름은 '세금 감면 및 일자리 법'이지만,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처음 공약해 '트럼프 감세법'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이 법안은 올해 말 효력을 잃는 '일몰'을 앞두고 있어 의회에서 연장 및 개편 여부가 결정돼야 하는데, 아직 하지 않았다. 현재 상원과 하원을 여당인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통과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이 법까지 고려하면 TSMC는 미국에서 산술적으로 약 40~55% 이상의 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다만 대만이 '글로벌 최저한세'를 올해부터 시행할 예정임에 따라 미국에서의 실효세율이 15% 아래로 떨어지면 감세 혜택의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 미국이 하한선인 15%에 맞춰 TSMC에 세금을 부과해줄지가 관건인데, TSMC를 위해 미국과 대만이 제도적인 지원을 통해 이를 상쇄시켜줄 여지도 크다.


대탈출의 시작?‥삼성의 고민
반도체 기업들 美투자 고민 "관세 없지만, 보조금도 없다?"

이렇듯 TSMC가 대규모 감세 혜택을 실제로 받고 앞으로 이 내용이 업계에 알려질 경우 TSMC를 신호탄으로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자국을 떠나 미국으로 생산시설을 대거 옮기는 '대탈출'이 시작될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이번 TSMC의 발표에 따른 시장 영향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실리를 확보하기 위해선 어떤 방향으로 걸을 것인가가 중요해졌는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미국의 고객들을 유치해야 하는 삼성전자에 특히 이목이 집중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등 최대 47억4500만달러(약 6조8778억원)의 지원을 받기로 하면서 2030년까지 총 37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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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TSMC의 발표에 따른 영향과 향후 시장 동향에 따라 이 투자 기간을 당기거나 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 연구원은 "삼성이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게 된 건 텍사스주의 경제개발법에 세액 공제를 엄청나게 많이 해주는 법안이 있어서였다"며 "TSMC의 발표 영향으로 삼성도 조금 더 앞당겨서 대미투자를 새로 발표하고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약 5조2000억원(38억7000만달러)을 투자해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생산시설과 R&D센터를 짓기로 했으며 추가 투자 가능성이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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