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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미래를 잇다]"개헌 논의 헌법학계에선 이미 끝났다…실행만 남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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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조재현 한국헌법학회장 "4년 중임제 바람직"

편집자주대한민국 헌법은 국가의 근간이자 국민 삶의 기준이다. 마지막 개헌을 상징하는 '1987년 체제'는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40년 가까운 세월의 변화를 고려해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을 새롭게 설계할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국회의원, 정치학자에게 개헌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과제로 인식된다. 비상계엄이 촉발한 '사회의 격랑'은 역설적으로 개헌의 동력을 살려냈다. 여야 정치권을 비롯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개헌이 관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개헌을 경험한 유럽 국가의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의 정치·경제 석학, 한국헌법학회장과 한국은행 전 총재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정치·경제·법률 전문가 진단을 토대로 대전환의 시대를 분석하고, 우리 사회에 맞는 개헌의 밑그림을 그려보고자 한다.


[개헌, 미래를 잇다]"개헌 논의 헌법학계에선 이미 끝났다…실행만 남았을 뿐" 조재현 한국헌법학회장이 10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10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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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에 대한 논의는 이미 헌법학계에서 다 끝났습니다. 이제 실행만 하면 됩니다."

조재현 한국헌법학회장(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6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로 개헌의 필요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지금이 바로 개헌의 적기라고 밝혔다.


연세대 법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헌법학 박사학위를 받은 조 회장은 계엄 사태 직전인 지난해 11월30일 한국헌법학회 제31대 회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2025년 1월부터 1년이다. 조 회장은 취임 후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헌법학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개헌 이슈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찾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정치 세력들이 계속 개헌 주도권을 잡고 논의했기 때문에 개헌 논의가 선의로 비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개헌은 시대적인 흐름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조 교수는 "이번만큼은 여야가 개헌에 뜻을 모으고 시대변화에 맞는 개헌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여야 모두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방향에는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개헌의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지.

▲제9차 개정헌법은 민주화 열망으로 이뤄졌다. 1987년 '6월 항쟁'에서 표출된 국민의 정치적 요구에 따라 대통령직선제를 도입했고, 국민 직선제가 유일한 목표였다. 당시 국민 기본권을 강화하고 통치권 행사의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보완했다. 그러나 1987년 헌법 체제는 오래됐다. 대통령이 탄핵 소추됐고, 한덕수 권한대행에 이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행의 대행을 맡은 현 상황을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4년 중임제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프랑스식의 독특한 정치문화에서 등장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총리가 제대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겠는가.


우리 국민에게 익숙한 대통령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단임은 과거 독재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그런 것이지 이제 국민 의식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 대통령을 중간에 다시 평가할 수 있는 중임제가 대안이다. 단임제의 문제는 '한 번 할 것 어차피 하겠다'는 마인드다. 중임제의 경우 연임이 된다는 가정이 있다면 첫 임기 때는 잘한다. 한 번 더 당선될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임제는 한 번 하면 끝난다. 오히려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을 추진할 위험이 있다.


-미국의 형태로 4년 중임제가 힘을 받고 있지만, 여대야소 상황이라면 제왕적 대통령에 관한 우려가 있는데.

▲국민이 이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현재 거대 야당에 힘을 실어준 것은 국민 판단이다. 중임제는 4년 뒤 냉철하게 국민이 판단할 수 있다. 같은 대통령에게 또 맡길 수 있을지를 국민이 결정한다. 4년 중임제를 두려워하는 마음 한편에는 과거 독재에 대한 걱정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이제 시대가 바뀌지 않았나. 역으로 생각해 볼 때 경제를 계속 발전시키고, 국정운영을 잘하는 대통령이 온다면 5년만 하게 되면 억울하지 않을까. 물론 불행하게도 아직 그런 대통령이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987년 체제 이후에도 우리나라는 계속 정권 교체가 있었다. 국민들이 한쪽 정당에만 맡기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제왕적 대통령제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지만 통치 제도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운영하는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윤 대통령도 야당과 협치하려고 손을 조금만 내밀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오지 않았을 것이라 본다.


[개헌, 미래를 잇다]"개헌 논의 헌법학계에선 이미 끝났다…실행만 남았을 뿐" 조재현 한국헌법학회장이 10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10 윤동주 기자

-그간 소극적이던 야권에서도 개헌 논의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대선주자들이 개헌 카드를 꺼내 들었는데.

▲현실에 바탕을 둔 개헌이어야 하는데 개헌이 또 다른 분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개헌이 국민 분열을 가져오면 안 되고 화합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 먼저 여야가 머리를 맞대 합의하고, 국민투표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개헌을 해야지 터무니없이 실현 가능하지 않은 것을 집어넣으면 공염불이 된다.


-한국 사회가 정치적 혼란기를 겪고 있는데, 원인이 뭘까.

▲이념적인 양극화가 심하다.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이념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정치는 협치가 가장 중요한데 협치가 실종됐다. 특히 유튜브는 알고리즘 통해서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나와 생각이 다르면 적대시하고 등한시하는 문화가 심각하다. 사실을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합리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일부 매체들이 좌우 편을 갈라 선동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헌법학회장 취임 후 목표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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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학회는 정치 단체가 아니라 학술단체다.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와 보류가 위헌인가'를 주제로 긴급 현황 토론회를 개최했다. 당시 40여명의 헌법학자가 토론회에 참여했고, 단 1명을 제외하고 대다수 교수가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앞으로 헌법적 쟁점이 있을 때 긴급 현안 토론회를 지속해서 개최할 계획이다. 개헌은 내부에서 단계적으로 준비하자는 목소리가 나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서 깊게 논의할 계획이다. 개헌 문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오는 8~9월에는 학회 내 헌법학자대회를 통해 개헌에 대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낼 것이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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