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담배 기업 대비 주가 저평가 심각"
"궐련형 전자담배 해외 판권 성과 미미"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 파트너스(FCP)가 KT&G 경영진에 주가 저평가 문제 개선을 촉구했다.
FCP는 5일 "방 사장 취임 1주년을 맞아 낙제점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담은 성적표를 전달했다. 주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FCP는 주가, 재무·주식시장 이해도, 독립적 경영마인드, 사업 비전, 투명성 등 5개 항목에 대해 모두 'F' 등급을 매겼다. 다만, 전임자들과 달리 이익 증가에 노력한 점에 대해서는 'A' 등급을 부여했다.
FCP에 따르면 방 사장 취임 이래 글로벌 상위 4개 담배회사의 주가는 평균 35% 상승한 반면, KT&G는 4.9% 오르는 데 그쳤다. KT&G의 EV/EBITDA 배수(기업의 시장가치를 세전영업이익으로 나눈 값)가 4배 미만으로, 경쟁사 평균인 10배에 비해 크게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인 궐련형 전자담배(HNB) 해외 판권을 필립모리스에 15년간 넘긴 이후 성과가 미미하다는 점을 비판했다. 세계 최대 HNB 시장인 일본을 조사한 결과, FCP 측이 방문한 판매처 중 90%에서 KT&G의 '릴' 제품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FCP는 미래 비전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KT&G가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감하는 궐련 담배에 1조 원 투자를 집행한 것이 '시대 역행적'이란 것이다. FCP는 야첵올자크 필립모리스 최고경영자(CEO)가 지구상에서 궐련형 담배를 근절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해 지난 1년간 주가를 70%가량 끌어올린 사례를 벤치마킹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KT&G가 보유 중인 7.5%의 자사주에 대해 용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다만 FCP는 2023년 KT&G의 영업이익이 1조1700억원에서 지난해 1조1900억원으로 소폭 성장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상현 FCP 대표는 "현 이사회는 아마도 방 사장을 관행에 따라 후하게 평가할 것"이라며 "현재 논의 중인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와 관련된 상법 개정은 'KT&G 법'으로 불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G는 "지난해 국내 경기침체 영향에 따른 부동산, 건기식 부진에도 불구하고 담배 부문의 본업 경쟁력 강화를 기반으로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0.8%, 1.8% 동반성장 하는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이 같은 수익성 제고에 기반해 기업가치 향상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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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관계자는 "수익성 제고에 기반한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우상향 정책 등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해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이 100%에 육박하는 등 자본시장에서 대표 밸류업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업가치 증대와 주주 전체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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