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오프라인의 종말?…홈플러스, 대형마트 첫 워크아웃 배경은

시계아이콘02분 5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
신용등급 하락에 운영자금 조달 어려움 예상
홈플러스 측 "잠재 자금이슈 선제 대응"
노조는 소유주 MBK 차입 경영 문제 지적
향후 갈등 예고…유통가도 상황 예의주시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가 유동성 위기로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노동조합 측이 회사 소유주인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의 무리한 차입 경영을 자금난의 원인으로 지적하면서 갈등을 예고했다. 내수침체와 e커머스를 비롯한 온라인의 공세에 경쟁력 저하를 고심하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도 홈플러스의 이례적인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프라인의 종말?…홈플러스, 대형마트 첫 워크아웃 배경은
AD

4일 법조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오전 홈플러스가 신청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이날 자정 3분께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 11시간 만이다. 홈플러스 측은 "최근 공시된 신용평가에서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 관련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며 "이번 회생절차 신청은 사전 예방적 차원"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28일 홈플러스의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내렸다. 평가사들은 등급 강등 이유로 홈플러스의 이익 창출력 약화, 현금 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 부담을 꼽았다. 홈플러스 측은 올해 1월31일 기준 부채비율과 직전 12개월 매출은 각각 462%와 7조462억원으로,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부채비율은 1506% 개선되고 매출은 2.8% 신장했으나 이 같은 개선사항이 신용평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단기 유동성 확보에 문제가 발생해 납품업체와 협의를 통해 대금을 한두 달 뒤에 정산해주면서 지연 이자를 주는 방안을 써왔다. 당장 물품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이번 신용등급 하락으로 금융기관에서 조달할 수 있는 운영자금 규모가 줄어 오는 5월께 자금 부족 사태가 예상된다. 운영자금 차입을 포함해 홈플러스가 추산하는 금융부채는 약 2조원이다.


노조 "자금난은 구조적 문제이자 예견된 사태"

홈플러스는 대형마트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구매채널의 온라인 이동, 쿠팡 및 중국 C커머스 등 대형 e커머스 업체의 급격한 성장으로 오프라인 채널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이번 사태의 한 원인으로 짚었다. 반면 홈플러스 노조 측은 이번 사태가 예견된 수순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최근 발표한 '투기자본 MBK의 홈플러스 먹튀 매각보고서'에서 "홈플러스 경영 위기의 원인은 포화상태에 이른 마트 산업의 한계 때문이 아니라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발생할 수 없는 홈플러스 구조 문제 때문"이라며 "이는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발생한 과도한 차입금과 이에 대한 이자 비용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MBK는 2015년 9월 7조2000억원을 들여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LBO 방식은 매수 대상 기업의 자산 등을 담보로 잡고 자금을 조달해 인수하는 방식이다. MBK는 인수대금 중 5조원을 홈플러스 명의의 대출과 MBK 측의 인수금융 대출로 충당했고, 나머지 2조2000억원은 블라인드 펀드로 자체 조달했다. 결과적으로 인수를 위해 조달한 빚과 이자를 홈플러스가 갚는 구조다.


MBK는 홈플러스를 경영하면서 2018년부터 점포 20여개를 매각하거나 계약 종료를 통해 폐점하고, 매장과 각종 부동산을 팔아 빚 4조원가량을 갚았다. 2019년 6월 140개였던 홈플러스 매장 수는 현재 127개로 줄었다. 그럼에도 홈플러스의 재무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인수 직후인 2016년 매출 7조9246억원, 영업이익 2938억원을 기록했으나 2022년과 2023년에는 매출이 6조원대로 줄었고, 이 기간 각각 2602억원과 199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6년 1265억원이던 당기순이익도 2023년 -574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MBK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지난해 6월 홈플러스의 기업형 슈퍼마켓 부문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별도 매각하는 방안도 모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MBK 인수 이후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지출된 이자 비용 합계는 약 2조9329억원으로 이는 해당 기간 영업이익 합계인 4713억원보다 무려 2조5000억원이나 많다"면서 "현재 홈플러스는 MBK의 LBO 인수방식으로 인해 아무리 벌어봐야 이자조차 제대로 낼 수 없는 처지이고, 이자 비용 때문에 순이익이 발생할 수 없는 구조"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조합원 및 가족 약 2만명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며 "회사는 '정상 영업유지'라는 모호한 입장 외에 구체적 사유와 계획을 밝히지 않아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사측의 투명한 정보공개를 촉구하고 이달 중 대의원대회 열어 조합원 의견을 수렴한 뒤 회사의 답변에 따라 집회, 파업 등 공동 행동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 측은 "신용등급이 하락해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잠재적 자금 이슈를 예방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했으나 임직원과 노동조합, 주주 모두가 힘을 합쳐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프라인의 종말?…홈플러스, 대형마트 첫 워크아웃 배경은

"회생절차는 극약 처방"…유통가 파장 촉각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동종업계는 오프라인 판매 채널이 처한 어려움에 공감하면서도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신청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영업력이 저조한 점포 효율화를 시도하거나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복합쇼핑몰, 창고형 할인점과 연계한 하이브리드형 매장을 선보이는 등 돌파구를 찾는 업계 트렌드와 결이 다른 선택지여서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마트 운영의 핵심은 매장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인데, 홈플러스는 그동안 수익이 나는 이른바 '알짜' 점포를 매각하면서 몸집을 줄여왔다"며 "회생절차를 통해 결과적으로 채무 부담에 대한 우려를 키운 셈"이라고 짚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생절차 신청은 사업의 지속성을 고려하는 회사들이 쉽게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며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다수 협력업체의 생존이 달린 만큼 신중한 문제인데, 이번 결정으로 홈플러스에 대한 의존도가 큰 중소업체가 동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AD

실제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협력사에서 홈플러스 납품 대금에 대한 채권 추심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홈플러스 측은 이번 회생절차 개시로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받는 대신, 협력업체와의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되고 임직원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이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 결정'도 함께 발령해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등 모든 채널 영업도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홈플러스 측은 회사의 부동산 자산이 4조7000억원 수준으로 회생 계획이 확정되면 금융채권자들과 조정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